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인왕산 · 안산 /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향곡[鄕谷] 2023. 12. 9. 13:06

인왕산 3

 

인왕산(339.9m) · 안산 (296m)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개미마을 - 기차바위 - 인왕산 정상 - 선바위 - 무악재 하늘다리 - 안산 무악정 - 봉원사 입구

이동거리 5.3㎞. 이동시간 2:19. 휴식시간 1:01. 계 3:20 (2023.12.8. 맑음. 5.1~16.8℃)

 

 

 

 

 

바람은 있으나 찬기는 없다. 초겨울 날씨가 널 뛰듯 바뀌어 종잡을 수가 없다. 일찍 핀 개나리는 철 모르는 아이가 되었다. 개미마을에서 올라가는 산길에 단풍이 채 들지 않은 잎이 수북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고운 단풍을 찾기가 어려웠다. 기온은 높은데 날씨의 변화는 무디어 나뭇잎이 떠날 준비도 못한 사이에 겨울이 오고 말았다. 잎과 뿌리가 교감을 나눌 사이가 없이 이별을 하고 만 것이다.  

 

인왕산은 바위산이어서 토심이 얕고 척박하여  나무가 살아가기 어려운 산이다. 소나무는 산 중턱 위에 겨우 뿌리를 내리고 사느라 곧게 자라지도 못하고 있다. 개미마을에서 오르는 산길에 산불이 난 흔적이 남아 있다. 소나무는 불에 취약하여 불길을 피하지 못하였다. 척박한 산이라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기차바위를 지나서 치마바위 쪽으로는 불길이 미치지 않았다. 하산길에 소나무는 윤이 날 정도로 싱싱하다. 선바위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소나무 밑에서 쉬었다. 기온이 올라 그늘이 싫지 않으니 웬일이더냐. 오르내리는 길에는 아까시나무, 국수나무, 싸리, 때죽나무, 팥배나무 등 사람의 간섭이 있고 공해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다. 

 

무악재하늘다리를 건너 안산으로 넘어갔다. 도시 산에는 거미줄처럼 길도 많다. 사람들 다니기는 좋지만 너무 파헤쳐 숲 자리는 흉내내기이다. 새가 벌레와 열매를 찾아서 먹는 일이 어려운 도시 숲이다. 새들이 찾아와도 먹을 것이 궁할 테니 새들이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다 내려왔다. 산자락 바로 밑까지 집이 있다. 한번 잃어버린 산자락은 다시 찾을 수가 없다. 

 

 

※ 교통편 : 홍제역 1번 출구 뒤편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7번 버스(배차 간격 25분)를 타고 개미마을 종점 하차

 

 

 

불이 난 인왕산 북서쪽

 

 

기차바위 가까운 곳까지 화마가 올라왔다. 건너편 산은 북악산

 

 

기차바위. 오른쪽으로 인왕산 정상이 있다.

 

 

기차바위.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인왕산 정상과 치마바위

 

 

인왕산 하산길. 건너는 안산이다.

 

 

선바위

 

 

쥐방울덩굴

 

 

때죽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