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향로봉 · 비봉
진관사 원점회귀 2. 진관사계곡 - 응봉능선
진관사 입구 - 진관사 - 진관사계곡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응봉능선 - 진관사 - 진관사 입구
이동거리 7.2㎞. 이동시간 3:50. 휴식시간 1:31. 계 5:21 (2024.5.10. 맑음. 12.5~23.8℃)
봄이 서둘러 가고 꽃들의 이별이 빠르다. 봄꽃은 빨리도 지고 초록이 짙어졌다. 진관사는 초파일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진관사계곡은 짙어지는 푸르름만큼 더 깊어졌다. 새로운 생명을 얻은 애벌레 한 마리가 노린재나무에 앉아 있다. 어떤 애벌레는 노린재 꽃을 입에 물고 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된다고 생각하면 더 사랑스럽다.
진관사계곡은 비봉과 갈라지는 삼거리를 벗어나면 속을 갉아먹은 바위들이 나타난다. 북한산은 화강암의 산물이다. 땅속에 있던 화강암이 오랜 세월 지나서 땅 위로 드러나면서 다양한 지형 경관을 만든다. 바위에 금이 가서 절리가 생긴 곳이 풍화작용을 받으면 부서져서 기묘한 모양을 만든다. 사람들은 그 앞에 돌탑을 쌓고 또 쌓아 올린다.
향로봉에 올랐다. 북한산 원경이 아름답고 준걸차다. 바위와 초록이 어우러져 아름답고, 솟은 바위가 우람하여 준걸차다. 북한산을 원경으로 보는 조망은 이곳이 압권이다. 동으로는 비봉 너머로 보현봉, 문수봉, 나한봉이 줄을 섰다. 백운대 오른쪽으로 인수봉이 겨우 보이고, 그 앞에 노적봉이 자리 잡았다. 만경봉은 뾰족뾰족 용암봉으로 이어진다. 문수봉에서 의상봉으로 가는 의상능선은 올망졸망하다. 가히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다. 향로봉 남으로는 족두리봉이 있고 서울 시내로 이어가는 산줄기가 치마처럼 펼쳐진다. 한참 동안 보느라 움직일 줄 몰랐다.
산길에서는 팥배나무와 노린재나무가 한창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능선에서는 특이한 나무 둘을 보았다. 잔털벚나무가 가지가 늘어지게 서 있다. 잔털벚나무는 꽃자루와 잎자루에 잔털이 많아 얻은 이름이다. 지금은 털이 보이지 않지만 꽃차례가 조금 다르다. 좀깨잎나무는 묵은 가지에서 새순이 올라오고 있다. 풀인 거북꼬리와 비슷한데 줄기가 목질화되고 잎 크기가 작다. 어린가지가 새로 난 것이 단번에 나무이다.
요즈음 산에 가면 젊은 사람들 등산 인구가 늘었다. 차림도 간편하고 걸음이 날렵하다. 그것만이 아니라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이 다르다. 나도 비봉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보았는데, 동행인이 사모바위에서 같은 생각을 하였던 모양이다.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행동이 젊음의 발랄함을 나타내는 표상이다. 젊은이답게 행동하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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