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속에 자연 12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바다가 되다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뽕나무밭이 바다가 되었다는 말이다. 상(桑)은 뽕나무이고, 상전(桑田)은 뽕나무밭이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면 그렇게 될까? 이 말은 그만큼 많이 변했다는 말이다. 도시화가 되고 개발이 되면 세상은 많이도 변한다. 상(桑)이란 글자를 보면 나무 목(木) 위에 손을 나타내는 우(又)가 여러 개 있다. 쉴 새 없이 먹어대는 누에를 키우려 밤낮으로 뽕잎을 따다 주어 손이 많이 갔던 것을 보여주는 글자이다. 누에가 있는 방에 누워 있으면 누에가 뽕잎을 먹는 소리가 사각사각 밤새도록 들린다.
누에치기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었다. 고구려 동명왕과 백제 온조왕, 신라의 박혁거세가 농사와 누에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다. 누에치기로 비단을 생산하는 것은 나라의 주요 산업이었다. 조선에 들어와서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집마다 뽕나무를 심고 누에치기를 장려하였다. 잠실은 조선초에 나라에서 뽕나무를 심어 양잠을 하였던 곳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선이 도읍을 한양으로 정하면서 풍수상 안산(案山)인 목멱산(현재 남산)이 누에처럼 생겼기에 누에가 경복궁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려고 잠실을 조성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서초구 잠원동 등 몇 군데 잠실을 만들었다. 지금은 송파 잠실이 그 이름을 대표로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