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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면면(綿綿) / 목화솜을 타서 이어지는 실처럼

향곡[鄕谷] 2024. 8. 12. 21:41

말속에 자연 13

 

 

면면(綿綿)

목화솜을 타서 이어지는 실처럼

 

 

 

면(綿)은 솜이다. 면(綿)은 실을 나타내는 絲(사)와 피륙을 나타내는 帛(백)이 합쳐진 글자로, 무명을 원료로 한 실로 짠 천을 나타내기도 한다. 목화(木花)는 꽃을 피워 솜을 만드는 풀이다. 목화는 한자말인데 목면화(木綿花)의 줄임말이다. 인도 원산으로 한반도에서는 한해살이풀이지만 원산지에서는 관목처럼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목면화는 중국으로 도입될 때 키가 커서 나무로 보이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 면화(綿花)라고도 한다. 나무로 본 것은 종소명이 '나무의'란 뜻이 있는 것도 그렇고, 영어로도 목화를 'Tree Cotton'이라 한다. 면화솜을 타서 실을 뽑는 장면을 보면 실이 끊어지지 않고 면면히 이어진다. 그래서 면면(綿綿)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모양을 가리킨다. 면면히 이어오는 전통이 주변에는 많다. 

 

고려말인 1361년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 뚜껑에 숨겨 들여오고, 문익점의 장인 정천익이 목화를 재배하고 물레를 만들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삼국시대에도 이미 재배하고 직포에 대한 기록이 있어 실제 도입시기는 더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면의 종류인 무명은 재래식 직조 방식으로 짠 옷감이며, 기계로 넓은 폭으로 짠 것이 광목(廣木)이고, 더 가늘게 짠 것이 옥양목(玉洋木)이다. 면은 아직도 잘 쓰고 있는 귀중한 옷감이다. 덕분에 옷이 삼베에서 무명으로 바뀌었다. 무명에 솜을 넣은 겨울옷과 이불은 혁명적 변화였다.

 

목화는 하얀색이었다가 미색으로 되고, 나중에는 연분홍색으로 바뀐다. 9월이 되면 목화는 솜꽃이 된다. 초가을에 목화밭은 솜꽃으로 가득 차 하얗다. 달빛이 비치는 목화밭은 신비로운 별천지가 된다. 사람들은 바구니를 들고 목화 솜을 모았다. 쓸모가 큰 작물이라 우리 속담에 '꽃은 목화가 제일'이라 했다. 겉은 보잘것없지만 실속이 있다는 뜻이다. 영조가 왕비를 뽑을 때 이 세상에서 가장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란이나 장미로 답했는데, 정순왕후는 목화라 하여 선택하였다는 얘기가 있다. 값싼 다른 나라 목화가 들어와 이제는 재배하는 곳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목화밭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도 이제는 노래 속 얘기가 되었다.

 

 

 

목화 / 강원도 홍천 (2007.8.15)

 

 

목화 / 강원도 홍천 (2007.8.15)

 

 

목화 / 한강 잠실지구 (2018.8.29)

 

 

목화 / 한강 잠실지구 (2018.9.2)

 

 

목화 / 한강 잠실지구 (2018.9.15)

 

 

목화 / 전남 강진 (2020.1.14)

 

 

목화 / 전남 강진 (202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