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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음식 /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향곡[鄕谷] 2005. 7. 20. 15:22

 

안동 음식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어디 여행을 할라치면 먹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안동지방에 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어보면 건진국시,헛제사밥,안동식혜,간고등어 이런 것을 있다고 말한다. 안동시내에서 동쪽에 있는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인 법흥동 임청각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안동댐 보조댐이 있고 낙동강을 따라 상류로 가면 안동댐 본댐이 있다. 본댐 가기 직전에 월영교가 있는데 그곳을 건너면 산자락으로 민속박물관과 민속경관지가 보인다. 안동댐으로 수몰되는 건물에서 예안 선성현 객사,월영대.석빙고 등을 옮겼고 까치구멍집,도투마리집,통나무집 같은 민가도 옮겨왔다. 그 민가와 본댐 가기 전에 향토음식을 파는 여러 음식점이 있고, 요즈음엔 시내에도 몇 군데 생겼다.

건진국시는 건진국수의 안동 말이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거의 같은 비율로 섞어 반죽해서 푹 삶았다가 국수가 물위에 뜨면 건져서 찬물에 헹구어 식혀낸다. 그래서 건진국수라고 한다. 찬물에서 건져낸 국수는 은어 달인 국물에 말고 그 위에 애호박을 썰어서 볶은 꾸미를 얹은 다음, 다시 실고추와 파,지단을 채로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맛은 담박하다. 집집마다 다르지만 안동에서 국수를 시키면 조밥 한 공기와 상추쌈과 고등어 조림이 같이 나온다. 국수와 조밥이 어우러져 맛을 돋우면서 허한 것을 보충해분다.

헛제사밥도 별미다. 본래 제사를 지내면 제사밥을 음복으로 먹는데, 이곳에서는 헛제사밥이라 하여 별미음식으로 만들었다. 제사도 지내지 않고 먹는 제사밥이라 헛제사밥이다. 헛제사밥은 사람마다 찬이 따로 나오는데 나물이 가장 주된 반찬이라 콩나물,숙주, 도라지, 무나물 무침 등이 철 따라 서너가지 나온다. 산적으로는 쇠고기,상어,문어가 오르는데, 상어나 문어값이 비싸 따로 값에 따라 상차림이 다르기도 하다. 탕국으로는 무가 들어간 쇠고깃국이다. 그걸 마시며 사람들은 시원하다 그런다.

헛제사밥에는 간고등어가 손바닥 크기로 나오는데 별미이다. 안동에 왜 고등어가 많이 나느냐 물어보면 안동댐에서 기른다고 우스개소리를 하곤 한다. 본래 특산품이란 생산지에서 만들어내는 것인데 소비지가 역창출한 예외가 안동간고등어 이다. 안동신시장이나 구시장 부근에 가면 간고등어 파는 가게들이 많아서 거기서 제맛 나는 간고등어를 구할 수 있다. 안동은 내륙 깊숙이 있는 곳이라 당연히 생선은 외지에서 날라왔다. 영덕 바닷가에서 날라오는 고등어는 안동에 올 때까지 냉동시설이 없을 때라 고등어에 굵은 왕소금을 잔뜩 뿌려 절여서 가져와야 상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든 자반고등어는 보통 짠게 아니다. 간고등어는 안동사람들의 밑반찬으로 애용하지만 비싸기도 하여 제사날이나 어른 생신 때 구경하곤 했다. 조그만 토막을 썰어놓고 눈치보며 온 식구가 조금씩 나누어 먹었다.

 

보통 식혜라 하면 밥을 엿기름에 삭혀 띄워서 만든 음식이다. 그런데 안동식혜는 무와 고추가루와 생강이 들어가 다르다. 안동식혜는 멥쌀이나 찹쌀밥을 지어 무,고추가루,생강을 섞어 엿기름물에 며칠 삭혀서 발효시킨 음식이다. 무는 네모나게 작게 썰고, 고추가루는 삼베 등으로 우러내고, 생강은 잘게 다져 넣는다. 맛은 시원하고 칼칼하다.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실용화한 것은 18세기부터이니 그 이후 만들었을 것이다. 명절 때 특히 설 무렵에 많이 만들어 먹는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 모세혈관을 넓히는 생강, 항산화기능을 하는 무의 베타성분이 있어 고혈압을 완화시키는 건강음료이다. 식사 후에도 소화제라고 한 그릇 하는데 입이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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