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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시(詩) 산책

이병기 시 '비'

향곡[鄕谷] 2005. 8. 4. 13:09

 

 

 

                               이병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두운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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