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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강원 충청 탐방

봉평 메밀밭 / 메밀꽃 필 무렵

향곡[鄕谷] 2006. 9. 10. 09:06

봉평 메밀꽃밭을 찾아서

평창군 봉평면 (2006.9.9)

 

 

봉평 보래봉(寶來峰 1324m) 산행을 마치고 메밀밭을 찾았다. 사실 산행 보다 메밀꽃 구경을 하고

싶었다. 이효석이 쓴 '메밀꽃 필 무렵'에서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나 TV문학관에서 본 아름다운

정경을 그려 보았다. 휘영청 밝은 달밤 나귀 몰고 장에 가던 허생원이 메밀밭 옆 개울가에서 

물레방아 로맨스를 얘기 했었지. '메밀꽃 필 무렵'을 다시 읽었다.

 

『 … 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날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

 

구름 자욱한 저녁 무렵, 흥정천 돌다리 섶다리를 건너 마을에 들어섰다. 마침 평창효석문화제

(9.8~9.17)라 사람들 발길이 북벅북적 하였다. 물레방앗간 옆 음식점에서 메밀전에 메밀막걸리

한 사발 들이켰다. 휘엉청 밝은 달밤 소금을 뿌린 듯한 메밀밭과 물레방앗간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