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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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과일 13

돌배나무를 사랑하는 이유

돌배나무를 사랑하는 이유 식물 이름에 돌이 들어간 것은 야생이란 뜻이다. 돌배는 열매는 작아도 향기롭고 맛은 시면서도 달다. 그래서 ‘떫은 배도 맛들일 탓이다.’란 속담이 있다. 돌배나무는 삼한시대부터 재배하였는데, 우리가 요즈음 먹고 있는 배는 품종 개량한 일본배다. 일본배는 한일합방 직전에 들어왔는데 서울숲 부근에 시험재배장이 있었다. 배는 꽃이 잎보다 미리 나오는데, 몇 년 전에는 배꽃이 필 때 날씨가 추워서 벌이 나오지 않았다. 벌이 안 오면 배 과수원에서는 붓으로 일일이 묻혀 꽃가루받이를 한다. 사람이 하는 꽃가루받이는 한계가 있어 배 값이 비쌌다. 그래서 다들 '금배'라고 불렀다. 금배라도 제사 지낼 때는 과일은 꼭 놓는다. 과일에도 계급이 있어서 배는 씨가 6개라 6판서를 나타낸다는데, 배를..

여주 / 약용으로 쓰는 쓴맛 과일

여주 약용으로 쓰는 쓴맛 과일 여주 (한강 잠실지구. 2018.7.6) 여주는 박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덩굴손으로 감아 올라가는 것을 보면 수세미외와 닮았다. 여름이 되면 잎겨드랑이에서 노란 꽃이 핀다.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우둘투둘 돌기가 있다. 열매는 연초록이었다가 초록, 노랑, 주황색으로 변한다. 나중에는 열매가 벌어지며 그 속에서 빨간 씨앗을 볼 수 있다. 열대 원산의 과일로 분류하는데, 그 맛이 쓰다. 그래서 고과(苦瓜)라 부르는 모양이다. 맛이 쓴 데도 예전엔 집에 여주를 심어서 그 열매를 먹었다. 열매가 노랗게 되면 독성이 있어서 어릴 때 먹어야 하는데, 당뇨에 탁월하고, 항암, 콜레스테롤, 피로 해소, 기관지에 좋다고 한다. 과일이기보다는 약용식물에 가깝다. 5일장에 가면 여주를 따와서 ..

모과나무 / 서재 한 켠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모과나무 서재 한편에 두었던 은은한 향기의 과일 과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의미인 목과(木瓜)에서 유래한 과일 이름이다. 사람들은 모과에 대해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우선 너무 못생겨서 놀라고, 못 생긴 과일이 향기가 좋아서 놀라고, 그 과일 맛이 너무 없어서 놀란다는 것이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사람을 모개처럼 생겼다는 말을 하였다. 어릴 땐 모과를 모개라고 하였다. 균형이 안 맞는 것은 있다지만 못 생긴 대표 과일로 삼기에는 좀 억울한 점이 있다. 요즘은 품종개량을 하여 미끈한 모과가 많아 놀림을 받기에는 억울하다. 그 못 생긴 모과나무에 피는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봄에 새색시처럼 도톰한 분홍색 꽃잎이 얼마나 고운지 모른다. 모과나무 꽃은..

배꽃과 사과꽃

배꽃과 사과꽃 사람들이 사과나무밭에서 이게 배꽃이냐 사과꽃이냐 서로 묻고 있었다. 그만큼 두 꽃은 피는 시기나 색깔이 너무 비슷하여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배꽃은 도톰하고 작은 흰색 꽃잎이 원을 그리듯 가지런하고, 꽃밥은 붉은빛이며, 사과꽃은 얇고 큰 연분홍 꽃잎이 바람개비처럼 살짝 뒤틀려 있으며, 꽃밥은 노랗다. 배꽃 사과꽃 꽃의 형태 양성화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갖춘 꽃) 양성화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갖춘 꽃) 개화 시기 4~5월 4~5월 꽃차례 산방꽃차례(꽃잎의 높이는 같고, 꽃자루는 다른 곳에서 피어 길이가 다름). 흰색.5~10개가 핀다 산형꽃차례(우산살 모양으로 한 점에서 같은 거리를 두고 갈라짐). 흰색 또는 연한 홍색.5~7개가 핀다 꽃받침 피침형(창모양). 양면에 흰색 털이 있다 삼각형의..

사과 /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과일

사과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과일 과명 : 장미과 개화 : 4~5월 결실 : 9~10월 높이 : 3~10m 사과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과일 중 하나이다. 그만큼 많이 나고, 먹기도 좋다. 우리나라 사과는 빛깔과 풍미가 뛰어나서 세계적인 과일 재배지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 되면 안동에서 영덕으로 가는 큰 길가에 사과밭이 끝도 없어서, 봄에는 하얀 사과꽃이 가을에는 빨간 사과가 보기만 해도 풍요롭다. 예전에는 대구사과를 알아주었는데 사과 생산지도 점차 북상하여 경북 북부지방이 명산지가 되었다. 학창 때 학교 옆에 사과나무가 있었다. 학생들이 사과 서리를 하도 하여서 사과 주인이 교장실에 들어와 자주 항의를 하곤 하였다. 우리 큰집에도 사과 과수원이 있어 밤에 사과 서리를 하려는 ..

앵두 / 봄에 처음 나오는 과일

앵두 봄에 처음 나오는 과일 과명 : 장미과 개화 : 4월 결실 : 6월 봄에 처음 나오는 과일이 앵두라 한다. 예전에 시장에서 바구니에 담아 팔던 빨간 앵두 열매가 생각난다. 새콤달콤한 맛이 입에 남는다. 궁궐에서도 앵두나무를 심어 경복궁이나 창경궁에 가면 앵두나무를 볼 수 있다. 요즈음엔 과일이 흔하여 앵두는 과일 축에도 이름을 올리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앵두는 꾀꼬리(鶯: 꾀꼬리 앵)가 나와 봄을 노래하며 먹는 과일이라 앵도(鶯桃)라 하다가, 독자의 이름(櫻: 앵두나무 앵)을 받은 과일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국어사전에서 앵두만 표준어로 삼고 있다. 앵두나무 꽃은 봄에 일찍 핀다. 개나리 산수유 노란 꽃이 질 무렵 하얀 앵두꽃이 넉넉한 품새로 핀다. 시경에서 말하기를, 줄기가 ..

채소와 과일의 차이

채소와 과일의 차이 아침 식탁에 늘 오르는 것에 과일이 있다. 최근 일간지에 식후에 먹는 과일은 독이라는 신문기사가 있었다. 식후에 과일을 많이 먹으면 혈당을 올려서 당뇨병과 지방간을 부른다는 것이 골자이다. 거기에 나오는 자료에 한국인이 많이 먹는 과일 8종에 혈당지수는 사과, 배, 포도, 감, 귤, 참외, 수박, 복숭아 순서로 지수가 높다(복숭아가 제일 높음)는 한국영양학회의 자료도 같이 실었다. 그래서 1회 섭취량은 귤은 1개, 바나나 1/2개, 사과 1/3개 수박 1쪽 등을 예시(대한영양사협회 자료)하였다. 실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채소류 중 열매를 먹는 것을 과일로 다루고 있다. 일반인이 사용하는데는 구분의 실익은 없는 것 같다. 크게 구분하여 한해살이 식물에 열리는 토마토,수박,참외,오이,딸기..

살구나무 /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살구나무 고향의 봄, 고향의 나무 과목 : 장미과 개화 4월, 결실 7월 높이 : 5m 용도 : 약재(해소, 진해, 거담, 천식) 분포 :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미국 꽃말 : 처녀의 수줍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고 부르는 노래가사처럼, 살구나무는 복숭아와 더불어 우리 고향의 나무다.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이젠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우리 나무가 되었다. 4월이 되면 살구나무 가지에 연분홍 살구꽃이 앙증맞게 피면 살랑살랑 코 끝에도 봄바람이 불어온다. 안동 소산마을에 갔을 때, 살구나무 밑에서 기웃기웃하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나와서 말하길 '따서 드시고 싶으면 드시라 대신에 먹다가 남길 거라면 따지 말라'라고 한다. 맛이 덜 들어 먹다가 버리는 사람들이 더러 ..

수박 /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 여름철 대표 과일 과명 : 외과 속명 : 서과(西瓜), 수과(水瓜), 개화기 6~7월, 결실기 7~8월 꽃말 : 큰 마음 아프리카 이집트가 원산인 수박이 세계로 퍼져나갔는데, 고려 때 홍다구가 개성에 심은 것으로 허균의 저서에 기록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젠 여름철 우리나라 대표 과일이 되었다. 어릴 때 수박 사 오는 날은 가족잔치였다. 잘 익은 수박은 칼을 대자마자 쩍 갈라지며 싱싱한 수박 내가 방안에 가득했다. 속살을 긁어내고, 사온 얼음 한 덩이에 바늘을 대고 망치로 톡톡 치면 바늘이 가는 곳마다 얼음이 쩍쩍 갈라지고 설탕을 슬슬 뿌려 단맛을 내었다. 이젠 냉장고 안에 들어갔다 나오는 수고만 하면 되지만 그래도 그땐 수박을 만들어 먹는 수고가 많이 들었다. '수박..

이만봉,시루봉 / 백두대간 가을산빛을 따라

백두대간 가을 산빛을 따라 이만봉(990m),시루봉(945m) / 괴산군 연풍면(2006.11.5) 분지저수지-안말-사다리재-곰봉-이만봉-배너미재-시루봉-분지저수지(6시간20분) 새벽녘 천둥과 번개가 무지 쳐서 산행에 나설까 머뭇거렸다. 계절을 바꾸는 하늘의 산고일 것이다. 나서니 다행이 날씨가 좋았다. 이화령고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