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과일나무 3

왜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행운을 가지고 오나?

왜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행운을 가지고 오나?       아버지 산소에서 내려오는 산길 옆에는 대추나무가 있다. 추석이 보름 정도 남았을 무렵에는 아직 대추가 퍼렇다. 어머니는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며 따서 드셨다.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한다고 대추나무엔 가시가 많아서 조심스레 가지를 잡고 덜 익은 대추를 따서 우물우물 씹었다. 강원도 어느 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대추나무가 있는 집을 지나갔다. 어떤 아주머니가 지나가는 나를 부르면서 대추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가면 안 된다며 서너 개 따 주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유난히 대추만큼은 정을 더 베풀었던 과일이다. 대추나무는 성질이 천하태평인지 늦봄이 되어서야 가지에 싹이 돋아나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보느라 죄 없는 가지를 꺾어보기도 한다.  그것을..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1. 열매를 얻는 나무

겨울눈 13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1. 열매를 얻는 나무  위례는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동네이다. 위례 일원 공원과 산길에는 많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람은 식물에서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자원과 산소를 얻고 있는데, 그중에서 나무에서 얻는 자원이 많다. 산책을 하다가 보면 열매를 얻는 나무, 가로수나 울타리로 심는 나무, 꽃이 아름다워 심는 나무, 산에서 자라서 오솔길에서  만난 나무도 있다. 그런 나무를 구분하여 겨울눈을 찾아보았다. 나무는 봄이 오는지 빛을 감지하고 있다. 식물의 생체 시계는 늘 움직이고 있다. 겨울눈에서 꽃과 싹이 움틀 날이 멀지 않다.   ▼ 가래나무 (가래나무과)가래나무 씨앗은 밭갈이에 쓰는 가래를 닮아 가래나무다. 겨울눈은 갈색이고 털로 덮인다.  ..

호두나무 / 두드려야 하는 나무

호두나무 두드려야 하는 나무 과명 : 가래나무과 다른 이름 : 호도나무 분포 : 중부이남 개화 4~5월, 결실 9~10월 높이 : 20m 용도 : 식용, 가구재 어릴 때 집에 큰 호두나무가 있었다. 가을에 추수를 하면 큰 말로 서너 말은 수확하였다.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호두를 털면 담 밖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다니며 주워가곤 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 부럼 깰 때는 우리 집에서 추수한 호두를 썼다. 호두를 신문지나 다듬이돌에 올려놓고 망치로 꼭짓점을 조준하여 깨뜨리면 사방으로 열매가 흩어지는 법이 없다. 호두껍질을 깨면 네 개의 방에 갇혀 있던 속살을 꺼내 먹게 되는데 고소한 맛에 몇 개 더 먹으려고 하면 배탈 난다고 많이 먹지 못하게 하였다. 어릴 때 '호두라 하지 않고 '추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