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행운을 가지고 오나? 아버지 산소에서 내려오는 산길 옆에는 대추나무가 있다. 추석이 보름 정도 남았을 무렵에는 아직 대추가 퍼렇다. 어머니는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며 따서 드셨다.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한다고 대추나무엔 가시가 많아서 조심스레 가지를 잡고 덜 익은 대추를 따서 우물우물 씹었다. 강원도 어느 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대추나무가 있는 집을 지나갔다. 어떤 아주머니가 지나가는 나를 부르면서 대추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가면 안 된다며 서너 개 따 주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유난히 대추만큼은 정을 더 베풀었던 과일이다. 대추나무는 성질이 천하태평인지 늦봄이 되어서야 가지에 싹이 돋아나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보느라 죄 없는 가지를 꺾어보기도 한다.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