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나무이야기 4

덩굴식물 /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덩굴식물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집 뒤가 산이라 아침에 산을 한 바퀴 다녀온 후에 아침식사를 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많이 보는 식물은 칡, 환삼덩굴, 개망초, 서양등골나물, 돼지풀, 산딸기 등이다. 중간중간에 참나무 종류와 물오리나무, 물푸레나무, 아까시나무, 생강나무도 있지만 땅 위에는 덩굴식물이 많다. 덩굴식물은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법이 없고, 땅을 기거나 다른 식물에 기대어 사는 식물이다. 칡과 등나무와 같은 갈등(葛藤)은 풀고, 머루랑 다래랑 먹고 얼크렁 덜크렁 살자는 얘기는 모두 덩굴식물에 대한 얘기다. 덩굴식물은 대개 일정 방향으로 움직인다.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서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같은 방향이면 얽힐 일도 없다. 덩굴식물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

고로쇠나무 물 / 골리수(骨利水)라 부르던 천연 건강음료

고로쇠나무 물 골리수(骨利水)라 부르던 천연 건강음료 고로쇠나무 / 축령산 (경기도 남양주) 한겨울이 지나고 나무가 물오름을 시작하는 2월부터 고로쇠나무에서 물을 받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매년 고로쇠나무에 고로쇠나무가 많은 산에 약물을 마시러 간다. 나무가 새로 난 잎새를 위해 가지에 보내는 양분을 사람들이 가로채는 것이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회갈색 나무껍질 1m 정도 높이에 구멍을 내고 물을 받는다. 한 나무에서 200리터나 될 정도로 많은 양의 물이 나온다. 초봄에 고로쇠나무가 많은 마을에 가보면 고로쇠 물을 받느라 나무마다 구멍을 낸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 나무에 뚫는 구멍 수를 3개 이하로 정하였다고 하는데, 매년 뚫어서 그런지 구멍 투성이이다. 한 나무에 한 두 개 구멍을 뚫어 마시고 코..

북한산 참나무 숲길 /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북한산 참나무 숲길 숲이 주는 고마움을 생각한다  여기소-백화사-가사당암문-용출봉(571)-용혈봉(581)-증취봉(593)-부왕사터-산영루터-중흥사터-북한산대피소-동장대-대동문-구천폭포-아카데미하우스-수유동 (5시간 반) (2010.12.5)   산길에 활엽림 낙엽이 다 떨어져 멀리 보는 조망이 좋아졌다. 모든 산들이 그렇듯 이제 참나무들이 산을 덮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는 참나무의 위력이 거세다. 굴참 상수리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상수리이고, 나머지 4가지 나무에서 나는 열매가 도토리인데 올해는 해거리를 하는지 상수리와 도토리가 적은 것 같다.  참나무 잎을 보면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참나무잎을 먹이로 한 벌레들이 지나간 자리인 모양이다. 식물들이 각각 테르핀(Terpene)을 발산하고 테르핀이 항균작..

용문봉 / 암릉으로 이어지는 용문산 줄기

용문봉(龍門峰 970m) 암릉으로 이어지는 용문산 줄기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10.7.10) 용문사 주차장-538봉-용문봉-문수골-용각골-용문사-용문사 주차장 (6시간 반) 용문사 동쪽에 용문봉이 있다. 산길은 긴 오르막을 벗어나면 또 까탈스러운 암릉 구간이다. 올라갈수록 발걸음 옮기기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다. 경사도 있고 바위가 날카롭고 미끌하여 긴장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용문산 원래 이름엔 '두루 지혜를 갖추다'는 의미인 '미지산(彌智山)'이 있는데, 용문산 장군봉이 있는 후덕한 육산과 용문봉이 있는 바위산이 조화를 이루라는 뜻일 것이다. 용문봉에서 사는 소나무는 암릉에서 좁은 땅을 비집고 바위와 엇물려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다. 원래부터 살아가는 힘이 대단한 소나무지만, 용문봉에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