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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덩굴식물 /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향곡[鄕谷] 2019. 7. 19. 16:25

 

 

 

덩굴식물

기어오르면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집 뒤가 산이라 아침에 산을 한 바퀴 다녀온 후에 아침식사를 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많이 보는 식물은 칡, 환삼덩굴, 개망초, 서양등골나물, 돼지풀, 산딸기 등이다. 중간중간에 참나무 종류와 물오리나무, 물푸레나무, 아까시나무, 생강나무도 있지만 땅 위에는 덩굴식물이 많다. 덩굴식물은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법이 없고, 땅을 기거나 다른 식물에 기대어 사는 식물이다.

 

칡과 등나무와 같은 갈등(葛藤)은 풀고, 머루랑 다래랑 먹고 얼크렁 덜크렁 살자는 얘기는 모두 덩굴식물에 대한 얘기다. 덩굴식물은 대개 일정 방향으로 움직인다.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서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같은 방향이면 얽힐 일도 없다. 덩굴식물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은 줄기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기도 하지만, 덩굴손, 가시나 갈고리, 흡착 뿌리를 사용해서 오르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감고 오르는 식물은 칡, 박주가리, 으름, 마, 노박덩굴, 댕댕이덩굴, 나팔꽃, 다래, 유홍초가 있고,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는 것은 등나무, 인동덩굴, 환삼덩굴, 계요등이 있다. 덩굴손으로 감고 올라가는 식물에는 머루, 수세미외, 호박, 청미래덩굴이 있다. 으아리는 잎자루로 오르고, 담쟁이덩굴과 능소화는 줄기에서 흡착뿌리를 내서 올라간다. 고구마와 딸기는 뿌리로 뻗으며,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는 가시를 내밀어 물체를 걸고 올라간다.

 

나무에 기어오르기만 하면 덩굴식물에겐 성공이요, 나무에게는 파멸이다. 매일 산에 오르니 영역을 과도하게 넓히는 생태교란종 풀도 그렇고, 나무 파괴종 덩굴식물이 늘 눈에 띈다. 덩굴식물이 있는 나무는 그렇지 않은 나무에 비해 초식 곤충의 서식 밀도가 높다고 한다. 나무에게는 파괴자이지만 곤충에게는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다래 / 설악산

 

 

 

 

칡 / 자월도 (인천 옹진)

 

 

 

박주가리 / 실상사 (전북 남원)

 

 

 

노박덩굴 / 연인산 (경기 가평)

 

 

 

둥근잎유홍초 / 경기도 파주

 

 

 

 

 

등나무 / 유명산 휴양림 (경기 가평)

 

 

 

 

인동덩굴 / 서울창포원 (서울 도봉)

 

 

 

 

환삼덩굴 / 한강 잠실지구

 

 

 

 

계요등 / 홍릉수목원 (서울 성북)

 

 

 

 

머루 / 북한산 둘레길

 

 

 

 

청미래덩굴 / 선유도 (전북 군산)

 

 

 

 

담쟁이덩굴 / 혈구산 (인천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