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달팽이 2

달팽이와 봄철 식물

달팽이와 봄철 식물  어제 밭에서 뜯은 열무를 씻으려고 보니 달팽이가 묻어왔다.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달팽이집을 들어 조심스럽게 풀밭에 놓아주었다. 달팽이는 이끼나 풀을 먹는 초식동물로 밭곡식을 뜯어먹는 해충이다. 달팽이는 더듬이로 냄새, 기온, 바람, 먹이, 천적을 알아낸다. 4개의 더듬이에 우윳빛 눈알을 달고서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정교한 렌즈와 바늘구멍(동공)이 없어서 선명한 영상을 만들지 못하기에 뚜렷하게 볼 수는 없다.   몇 년 동안 걸어서 출근한 적이 있었다. 비 오는 날에는 사람 다니는 길에 달팽이가 많이 나온다. 달팽이는 습기를 좋아한다는데, 비 오는 날 숲에 물이 넘쳐 피난 나온 모양이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 발에 밟히거나 자전거에 비명횡사한 달팽이가 많다. 앞이 잘 안 보이는..

민달팽이 / 집이 없는 달팽이

민달팽이 집이 없는 달팽이 민달팽이의 사랑 / 추자도 (제주. 2018.11.6) 민달팽이는 집이 없는 달팽이다. 껍데기는 퇴화되었고 밤색 줄무늬에 연한 갈색 외투막 흔적이 있다. 좀 징그러워 만지지 않지만, 길거리에 나와 불쌍하다고 숲으로 던져준다고 만졌다간 사람 체온으로도 화상을 입는다. 민달팽이는 집이 없는 대신 몸집이 크고 대기와 토양 오염에는 민감하다. 채소를 갉아먹어 농사짓는 사람은 싫어한다. 겉을 보면 번들번들한 수분이 있는데, 그 점액이 몸을 미끄러지게 하는 이동수단이다. 집이 없어 수분이 잘 빠져나가기에 수분이 있는 축축한 곳에서 산다. 민달팽이 색깔은 지의류나 젖은 낙엽 색깔과 어울린다. 거기에다가 까만색을 섞어 윤곽이 보이지 않게 하여 스스로를 보호한다. 민달팽이는 살갗에 녹색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