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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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하다 / 타초경사 (打草驚蛇)

말속에 자연 9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하다 타초경사 (打草驚蛇)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하다 (打草驚蛇. 타초경사) '는 말이 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원래는 한쪽을 징벌해서 다른 한쪽을 경계하도록 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심리를 조정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어 서쪽에서 적을 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와 같은 말이다. 당나라에서 부패한 현령을 보고 백성이 부하를 고발하자 현령이 겁을 먹고 더 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예가 그것이다. 병법에서 뱀을 찾기 위해 풀밭을 두드린다는 것은 적정을 미리 살피는 것을 말한다. 변죽을 울려서 적의 정체를 드러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오래전에 포천 불무산에 갔었다. 엉겅퀴가 우거진 경사가 있는..

독사에 물린 한 달

독사에 물린 한 달 독사에 물린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다리가 완전하지 못해 산에 가지 못하고 있다. 봄에 물렸으니 망정이지 가을에 만났다면 큰일 날 뻔하였다. 아직 딛는데 욱신하고 모래주머니를 단 것 같아서 이번 주 산행이 가능할는지 모르겠다. 이젠 거의 나아서 무용담처럼 얘기하면 그 좋은 걸 혼자 드셨느냐고 놀림을 받는다. 뱀은 성장할 때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가진 터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뱀은 음습하고 위험하고 교활한 동물이며 혐오의 동물이요 경원의 대상이다. 혀를 날름거리며 다니는 모습을 보면 도망가는 게 수다. 그래서 어릴 적 밤에 피리나 휘파람을 불면 뱀 나온다고 어른들이 못하게 하였다. 옛날에는 뱀(구렁이)을 업이라 하여 애기가 무얼 만질라 치면 '어비..

불무산 독사

불무산 독사 불무산(佛舞山 662.7m) 포천군 영북면 (2008.5.25) 야미리에서 시외버스를 내려 모내기가 끝난 횟가마길로 들어서니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 냄새에다가 지천이 엉겅퀴요 애기똥풀이다. 엉겅퀴란 이름도 들판에서 아무렇게나 자랄 야성을 지닌 이름인데 피를 엉기게 하는 성질이 있어 그렇게 이름 붙였다 한다. 손을 베어 피가 나는 경우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피가 멎는다. 옛날엔 엉것귀라 하였다는데 엉기는 귀신풀의 뜻이라 하니 이름이 정말 퀴퀴하다. 산에 들어서니 골이 음습하였다. 고라니가 놀라서 후닥닥 달아나고 뱀도 지나갔다. 사격장이 철조망으로 가로막고 있어서 망을 따라 산 위쪽으로 더 올라갔다. 갑자기 오른쪽 장딴지를 예리한 칼날로 찌르고 고무막대로 후려치는 충격을 느꼈다. 걸음아 날 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