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타감작용 3

못된 소나무가 솔방울만 많다 / 떠나야 할 때를 아는 나무

말속에 자연 28 못된 소나무가 솔방울만 많다떠나야 할 때를 아는 나무  나무 중에서 소나무만큼 우리와 인연이 있는 나무도 드물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에 엮는 솔가지 잎에서 시작하여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 솔밭에 묻히니 말이다. 어릴 때 땔감을 마련하러 뒷산에 올라갔다. 주로 솔잎이나 참나무잎을 긁어서 담아 온다. 어떻게 늘 푸르다는 솔잎이 긁어와도 늘 쌓인다. 늦가을이 되면 참나무 잎은 그 해 봄에 난 것이 모두 떨어지는데, 솔잎은 올해 난 것과 지난해 난 것은 그대로 붙어 있고, 지지난 해 난 것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잎갈이를 하고도 남아 있는 것이 많기에 늘 푸르게 보인다.  추석이 되어 송편을 만들 때면 솔잎을 따온다. 송편을 찔 때 밑에 깔기 위해서다. 솔향도 좋지만 항균력과 방부력이 뛰어..

소나무 그늘에도 살 수 있는 식물

소나무 그늘에도 살 수 있는 식물 진달래, 철쭉, 비비추, 맥문동, 둥굴레, 원추리 … 단풍나무, 잣나무, 소나무 밑에는 다른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기 어렵다. 산에 다녀 보면 참나무류 아래서도 풀이 없고 낙엽만 수북하다. 잎에 들어 있는 성장억제물질 때문이다. 그런 나무들 주변에서 다른 종의 물질이 살지 못하도록 생장을 억제하는 작용을 '타감작용(Alleopathy)'이라 한다. 소나무는 뻗어나간 뿌리에서 싹이 올라오지 않는다. 나무를 베고 나면 더 이상 싹이 올라오지 않는 유일한 나무가 소나무이다. 나무를 베거나 설해(雪害)를 입은 소나무는 새로운 줄기를 만드는 것을 거부한다. 원래 자랐던 줄기가 없어지면 그냥 받아들이며 살아가거나 죽는다. 소나무가 번식을 하는 방법은 씨앗뿐이다. 소나무 숲은 건조한..

타감작용 식물 / 자기 영역을 지키는 나무들

타감작용 식물 자기 영역을 지키는 나무들 나무들 중에는 자기 영역에서 다른 나무나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나무들이 있다. 그런 나무들은 잎, 열매, 줄기 등에서 독특한 화학물질을 만들어서 다른 식물들이 종자를 발아하거나 생장하는 것을 억제하여 자기 영역을 지키거나 확장한다. 나무가 내뿜는 화학물질이 타감(他感) 물질이고, 그러한 현상을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타감 물질은 나무마다 이름이 다르다. 나무들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화학전을 펼치는 것이다. 소나무 밑에 가면 진달래 외에는 나무나 풀이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소나무가 다른 나무들을 못 살게 하는 화학물질을 내뿜기 때문이다.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편백, 측백나무 등 침엽수들도 그런 종류다. 호두나무와 가래나무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