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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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풀

봄에 나는 풀 어린잎과 큰 잎 비교하기 날씨가 풀려도 4월 초 날씨는 아침으로는 여전히 쌀쌀하다. 겨울부터 초봄에 밖으로 나가보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사는 풀잎이 있다. 그것을 뿌리잎이라 하는데, 한자로는 근생엽(根生葉), 영어로는 로제트 라 한다. 로제트는 장미와 비슷하다고 해서 쓰는 말이다. 그렇게 겨울을 나는 풀들에는 냉이, 달맞이꽃, 개망초, 민들레 등이 있다. 뿌리잎을 내는 이유는 경쟁자들이 나오기 전에 빨리 꽃을 피워 결실을 맺기 위해서다. 납작 엎드린 풀잎을 자세히 보면 잎에 털이 붙어 있다. 우리가 털옷을 입고 겨울을 보내듯, 풀에 있는 털은 서리가 내리면 털이 얼어서 안이 어는 것을 방지하여 추위를 막는다. 바짝 엎드리기는 하지만 땅에 아주 붙지는 않아서 그 사이로 햇볕도 받는다. 뿌리잎..

박주가리 독을 먹는 벌레

박주가리 독을 먹는 벌레 박주가리 독성분을 먹고 줄기 속에 알을 낳는 중국청남색잎벌레 박주가리와 중국청남색잎벌레 (2018.6.14. 한강 잠실지구) 박주가리는 산과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유독성 풀이다. 햇빛이 잘 드는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줄기를 잘라보면 끈적끈적한 하얀색 유액이 나온다. 박주가리 꽃이 피면 풍뎅이가 잘 모여드는데, 이번에는 풍뎅이와 비슷한 중국청남색잎벌레이다. 중국청남색잎벌레는 풍뎅이보다 더듬이가 길다. 중국청남색잎벌레는 몸속에 박주가리 독성분을 축적하여 천적이 자기를 먹지 못하게 한다. 암컷은 짝짓기를 한 후 박주가리 줄기 속에 알을 낳는다. 며칠 동안은 벌레가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에 가보았더니 보이지 않았다. 박주가리 줄기 속에 알을 놓고서 가버린 모양이다. 박주가리와 ..

수크령 / 강아지풀보다 큰 풀

수크령 강아지풀보다 큰 풀 강아지풀처럼 생겼는데 강아지풀보다는 크다. 이게 수크령이다. 다른 이름을 찾아봤더니 랑미초(狼尾草) 요, 구자미(狗子尾)이다. 모두 개꼬리풀이란 의미이니, 강아지풀보다 큰 풀이 맞다. 그령은 길 중간에 자라는 작은 풀이고, 길가에 자라는 큰 풀은 수크령이다. 종류는 다른데, 그렇게 부른다. 습지가 있는 양지쪽 들가나 논둑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그령을 묶어 뒤에 오는 친구들 걸려 넘어지라고 장난도 한다. 강아지풀을 뜯어 풀씨름을 해도 잘 뜯어지지 않는데, 수크령은 더 억세서 손을 베기 십상이다. 수크령을 벨 때는 연장이 필요하다. 한여름에 보들보들 하던 수크령이 가을바람이 부니 갈색이 되어 간다. 풀도 가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