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동시(童詩)
동시집에서 아버지의 글을 찾았다.
늘 막걸리 거나하게 드시고 집에 들어오셨는데,
이런 동시를 쓰셨다는 것이 의외일 수 있다.
당신과 가족의 고단한 삶에 눌려
그 무게를 잊으려 막걸리를 드셨을 것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꿈은 조금씩 멀어지고
세상살이 중압에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스스로를 이기며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이 아버지다.
내가 취업했을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출근할 때는 쓸개는 집에 놔두고 가라'
세상 풍파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일러주셨다.
소꼽장난
牛山
감꽃 한 줌 주워놓고
진달래 한 줌 따다놓고
감꽃 그릇에다
진달래 소복이 담아
아빠 한 상
엄마 한 상
차려드리자.
- 안동아동문예연구회 간
아기사슴 제3호(1979년)에서 -
우산(牛山)은 돌아가신 아버지 호 이다.
당시에 아버지는 안동아동문예연구회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