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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세상 이야기

아버지의 동시(童詩)

향곡[鄕谷] 2006. 11. 22. 22:17

 

 

 아버지의 동시(童詩)

 

 

 동시집에서 아버지의 글을 찾았다.

 늘 막걸리 거나하게 드시고 집에 들어오셨는데,

 이런 동시를 쓰셨다는 것이 의외일 수 있다.

 당신과 가족의 고단한 삶에 눌려

 그 무게를 잊으려 막걸리를 드셨을 것이다.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꿈은 조금씩 멀어지고

 세상살이 중압에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스스로를 이기며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이 아버지다.

 

 내가 취업했을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출근할 때는 쓸개는 집에 놔두고 가라'

 세상 풍파를 헤쳐나가는 방법을 일러주셨다.

 

 

 

                   소꼽장난

 

                                   牛山

  

        감꽃 한 줌 주워놓고

        진달래 한 줌 따다놓고

 

        감꽃 그릇에다

        진달래 소복이 담아

 

        아빠 한 상

        엄마 한 상

        차려드리자.

 

 

           - 안동아동문예연구회 간

              아기사슴 제3호(1979년)에서 -

 

 

       우산(牛山)은 돌아가신 아버지 호 이다.  

        당시에 아버지는 안동아동문예연구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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