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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선비마을 이야기

소가 듣습니다

향곡[鄕谷] 2007. 3. 25. 20:34



소가 듣습니다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 재상이 아직 벼슬에 들기 전에 길을 가다가 농부가 소 두 마리를 몰고 밭갈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황희가 논뚝에서 농부에게 큰 소리로 물었지요. "어느 소가 일을 더 잘 합니까?" 그러자 논을 갈던 농부는 일을 멈추더니 황희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쪽 소가 더 잘 한답니다"  황희가 이상하게 생각하며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왜 작은소리로 얘기하지요?"  그러자 농부가 말했습니다. "비록 소라도 마음은 사람과 같습니다. 일 못한다는 소가 들으면 불평하지 않겠습니까?" 

 

 황희는 농사를 짓는 농부로 부터 훌륭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는 명심보감에서  배웠던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고,눈으로는 남의 잘못을 보지 말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군자에 가까우니라'하는 말을 몸소 얻을 수 있었고,  평생 지켜나가는 지혜로 삼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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