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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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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 원시림 달밭골과 구름 넘실거리는 산정

향곡[鄕谷] 2008. 7. 15. 19:02


원시림 달밭골과 구름 넘실거리는 산정

소백산 달밭골+국망봉(1420.8) / 영주 순흥 배점리,단양 어의곡리 (2008.7.12)

죽계구곡-초암사-순흥달밭골-달밭폭포-비로봉·어의곡 갈림길-국망봉-늦은맥이재-

벌바위골-새밭(10시간)


 

웅대하나 부드럽고, 높으나 까탈스럽지 않은 산이 소백산이다. 격암 남사고(南師古)가

꼽은 十勝之地 중 하나인 풍기 금계촌을 품고 있는 산도 소백산이다. 안축이 지은 죽계

별곡의 무대인 죽계구곡 깊은 곳까지 들어가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번 산길은 죽령을

넘어 구곡 끄트머리까지 차로 태워다 주고, 다시 산 건너편 어의곡리까지 차를 부려서 

온 친구부부의 도움으로 마음 먹고 길을 잡을 수 있었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는 길 끄트머리 초암사에는 울퉁불퉁 괴목들이 산꾼을 기다렸다.

풍기군수였던 퇴계도 이곳 초암 넓은 바위에서 술을 마시고 시 한 수 지었다고 할 만큼

물소리는 깊고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방향을 틀어 원시림 달밭골로 들어섰다. 들꽃이 곱고

산골이 깊어 숲향에 취해 걸을수 있는 적막강산이다. 최고 원시림답게 수림이 길을 막고 

길은 점점 희미하여 나중에는 철쭉군락 사이로 비집고 나가서야 정상능선에 설 수 있었다. 

 

비로봉 산정은 구름이 넘실거려 온천지를 신비로 넘치게 하였고, 국망봉 쪽으로 들어서면

귀한 들꽃들로 발길이 늘어진다. 조선 때 선조가 승하하자 배점에 살던 배순이란 사람이

3년 동안 초하루와 보름에 이곳에 올라 한양을 향해 곡을 하였다는 국망봉이다.

 

산 능선 오르다 몇 잎 딴 곰취에 밥을 싸고 막걸리 한잔으로 점심을 하였다. 신선봉 형제봉을

거쳐 고치령 가는 초록 능선 길이 구름 속으로 하염없이 사라진다. 늦은맥이재에서 벌바위골로

내려와 발을 담궈 잠시 열기를 식혔다. 어의곡 끄트머리 을전마을에선 뻐꾸기 한 마리 전선줄에 

걸터 앉아 뻐꾹뻐꾹 인사성도 밝게 가는 산꾼을 멀리까지 배웅한다.

 

※ 길을 놓치기 쉬운 곳

 1) 순흥 배점리에서 분교와 죽계구곡 주차상 사이 시멘트길이 초암사 가는 길

 2) 초암사를 지나고 금강반석 지나 국망봉 쪽으로 오르다가 왼쪽 희미한 길이 달밭골 가는 길

 3) 외딴 농가 지나고 두번째 농가에서 왼쪽으로 가는 길이 달밭폭포 가는 길.

 4) 달밭폭포 지나  달밭골 끄트머리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 계곡 쪽 길은 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