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615m)
눈이 설경산수도를 그리고
의왕, 서울 (2009.1.17)
원터마을-하우현성당-국사봉(542)-이수봉(547)-석기봉(583)-망경대(615)-매봉(582)-매바위-옥녀봉(376)-양재 화물터미널 (5시간 반)
지난 연말 하오고개에서 끝난 광교산 종주를 청계산 종주로 이어갔다. 들머리 하우현 성당은 전국에서 가장 작은 본당 성당이라는 소문에 걸맞게 아담하다. 두리번거리다가 안내를 받고 차 한잔 얻어 마셨다. 작고 소박하고 인심을 내는 곳이다.
어제 내린 눈이 많이 녹았다. 어릴 때는 눈이 오면 혀를 내밀고 눈을 받아먹었는데,이젠 상상도 못 한다. 소설(小雪)과 대설(大雪)에 눈이 없어 온 산하가 가물었는데, 소한(小寒) 지나 눈이 내렸지만 너무 적다. 사각사각 눈 내리고 뽀드득 눈을 밟는다. 눈은 설경산수도(雪景山水圖)를 그리고 산을 잠들게 한다. 하얘서 아름답고 담백해서 기품이 있다.
고려말 충신 조윤(趙胤)이 멸망한 나라를 그렸던 국사봉과 망경대, 연산군 때 정여창이 무오사화를 피해 이곳에 와 목숨을 두 번이나 건졌다고 후학 정구가 이름 붙인 이수봉, 정여창이 이상국가 건설이 좌절되자 통분해 울었다는 혈읍재. 수 백 년 흘러와 전해져 오는 얘기가 청계산을 더 청계산 답게 만든다.
북으로 발길을 옮길수록 응달이라 길도 윤이 나고, 쪽동백과 노린재나무가 사람들 손길에 반질하다. 청계산은 역시 사람들이 많아 산도 나무도 몸살을 앓는다.
※가는 길 : 4호선 인덕원역 2번 출구로 나와 303번 버스를 타고 원터마을에서 내리면 된다. 원터마을 표지석이 있는 길로 들어가다가 하우현성당에서 마당을 가로질러 성당 오른쪽 길이 국사봉 올라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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