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릉(東九陵) ①
조선왕릉으로 처음 잡은 터
경기도 구리시 동구동 (2009.7.11)
동구릉은 태조가 후손의 유택으로 터를 잡기를 고심하다가 길지로 낙점하고 터를 잡은 곳이다. 이 터를 잡고 난 뒤 유택에 대한 근심을 잊어버렸다 하여 동구릉 터를 보았던 고개를 망우리로 이름 지었다는 얘기가 있다. 예나 이제나 묘터 잡기는 고심해야 할 큰일이다. 동구릉은 이전에 비공개능이던 숭릉과 목릉을 마저 공개하고 있어 한 바퀴 둘러보려면 두세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목책으로 막아 정자각(丁字閣) 위로 더 올라갈 수는 없지만 최근 개방한 목릉(선조, 의인왕후, 계비 인목왕후)은 둘러볼 수 있도록 하였다.
북한산맥의 정혈(正穴)에 해당한다는 건원릉(태조릉)은 높은 좌대에 앉은 듯 위세가 당당하다. 봉분에다 억새를 덮었는데 생전에 그리던 고향 함흥땅에서 가져와 입혔다 하니 사연이 애틋하다. 그 억새가 가을에는 봉분에 솟아난 모습이 한편으로 위엄이 서려있는 모습이고 또한 의미가 있다.
목릉(선조릉)으로 갔다. 봉분의 크기는 건원릉에 못지않지만 난간석과 병풍석에 있는 구름무늬나 십이지신상 솜씨가 다소 조악하고, 문무인상은 세련미는 없지만 우람하다. 전체적으로 능들은 후대에 내려오면서 묘제를 정비하면서 간소화되고 문무인상 표정은 딱딱하고 조형미가 떨어지는 감이 있다.
최근에 조선왕릉 42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마침 선조 릉을 찾은 사람들이 능앞에 도열하여 팔 굽혀 펴기 하듯 절을 네 번 하는 것을 보았다. 왕릉에선 네 번 절하는 것이라 하는데, 엎드리지는 않더라도 네 번 엎드려 절하는 시간만큼 목례를 하는 것이 예를 표하는 방법이다.
※ 가는 길
서울 청량리-46번 국도-망우리고개-교문사거리에서 좌회전, 퇴계원 방향 1.9㎞지점 왼쪽 편
※ 동구릉
1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제5대 문종과 현덕왕후가 묻힌 현릉(顯陵), 제14대 선조와 의인왕후, 계비 인목왕후가 묻힌 목릉(穆陵), 제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휘릉(徽陵), 제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숭릉(崇陵), 제21대 영조와 정순왕후의 원릉(元陵), 제24대 헌종과 효현왕후, 계비 효정왕후의 경릉(景陵), 추존된 문조와 신정왕후의 수릉(綏陵)까지 9 릉 17위의 왕과 왕후가 묻혀 있다. 동구릉이라 이름 붙인 것은 철종 6년(1855년)에 수릉(추존 문조, 순조의 장남)을 9번째로 모신 이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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