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光陵)
광릉내 숲향이 가득한 왕릉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2009.7.11)
동구릉 탐방을 마치고 포천 쪽으로 길을 잡았다.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한양으로 돌아가다가 여덟 밤을 머물렀다는 팔야리를 지나 광릉내로 들어섰다. 세조가 생전에 이 숲에 반해 30만 평 산림을 자신의 능역인 '광능내'로 조성하였고, 그 뒤로도 그린벨트로 보호하여 오늘날 아름다운 숲으로 유지하였다.
광릉 숲길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광릉에 들어서니 하늘로 뻗은 울울창창한 숲에서 숲향이 짙다. 싱싱한 숲향에 폐부가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홍살문을 지나 정자각 부근에 다다르니 양쪽 능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짙푸른 초록이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르다. 능은 정자각과 작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양쪽 언덕에 자리 잡고, 그 언덕은 다시 정상에서 만나고 있었다. 이를 동원이강식(同原異岡式)이라 한다. 능 뒤편 곡장에서 보면 능 앞 산림이 아늑하고, 능은병풍석이 없고 초기의 능 보다 조금 단촐해졌다.
세조는 세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영특한 재주로 불서 번역, 향악 정리도 하며 세종을 도와 국가 실무를 담당하면서 야망을 키워 왔다. 형인 문종이 즉위 2년 만에 죽고, 조카 단종이 즉위하자 정권을 탈취하는 계유정난을 일으켰다.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왕위를 뺐는 혁명적 집권과정이 두고두고 족쇄가 되어 치적에도 불구하고 평판이 좋지 못하였다. 그렇게 보아서 그러한지 세조 왕릉은 왕후릉에 비하여 풀빛에 윤기가 덜하고 음습하고 사람들 발길도 뜸하였다. 죽어서도 그 기운이 미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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