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왕릉(恭讓王陵)
고려 마지막 왕의 초라한 모습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2009.7.25)
고양시 왕릉골에는 고려 34대 왕이며 마지막 왕인 공양왕과 그의 비 순비가 묻혀 있다. 공양왕은 신돈의 후손으로 이성계가 형식상으로 옹립한 초라한 왕이었다. 이미 원의 간섭으로 지위가 초라해졌고,조(祖) 종(宗)이 아닌 왕(王)으로 이름이 초라해졌고, 실권은 혁명세력으로 넘어가 왕조를 청산하기 위한 허울만 남은 왕이었다. 시키는 대로 공손하여 공(恭)이고, 왕의 자리를 모양만 사양하는 양(讓)이어서 공양왕이었던 모양이다. 조선을 건국한 후 삼척으로 옮겼다가 2년후 죽었다.
이미 망한 나라의 왕을 누가 제대로 가꾸기나 하였겠는가. 홍살문이나 정자각은 생각도 안 했을 테고, 석물도 단출하여 사대부 무덤과 같다. 실제 능 뒤엔 큼직한 석물을 세운 이 고장 다른 사대부 무덤이 있어 비교가 된다. 장명등은 등 밑이나 겨우 비칠 정도로 작고, 석인은 어린아이키만큼 작고, 왕과 왕비가 물에 빠져 죽자 왕을 끝까지 지키던 삽살개가 빠져 죽은 위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삽살개도 빠져 죽었다는데, 이제는 능 앞에서 석수가 되어 마모가 다되도록 외로이 지키고 있다. 망한 나라의 뒷모습이 초라했던지 누가 꽃 한 송이를 두고 갔다.
※ 가는 길
서삼릉에서 나와 3호선 원당역을 지나 39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주교사거리에서 오른쪽 파주로 가는 69번 도로를 탄다. 주교사거리에서 2.8㎞ 가면 왼쪽으로 고려 공양왕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이고, 거기에서 1.3㎞ 마을길로 들어가면 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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