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來蘇寺)
수수해서 아름다운 절집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2009.7.31)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633년) 창건한 절로 햇수로 1400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그때 지어서 남아있는 건물은 없지만 대웅보전 절집 등 가람 배치가 아기자기하다. 할머니당산나무를 지나 일주문을 들어서면 전나무 맑은 향이 몸속으로 향긋하게 들어온다. 세상 찌든 때를 다 씻고 들어서는 절이 내소사이다. 천왕문 들어서면 보리수나무와 천년이 된 할아버지당산나무 뒷편으로 봉래루와 병풍처럼 둘러싼 내변산 아름다운 산줄기가 보인다. 남여치에서 산길을 떠나면 쌍선봉 월명암 직소폭포와 관음봉을 거쳐 내소사까지 오는 길이 무지 아름답다.
봉래루 누각 밑을 통과하면 꽃문살이 아름다운 대웅보전이 있다. 석축 위에 단아하게 자리 잡아 정이 듬뿍 가는 절집이다. 꽃문살은 정갈하고 공포는 힘이 있다. 못을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만든 정성과 단청을 하지 않은 수수함이 아름답다. 화려함 보다 소박하게 가꾼 정성이 더 아름다움을 내소사 절집이 일러주고 있다. 화려하게 불사를 하고 있는 다른 절에서 배워야 할 일이다.
고려동종은 또 어떠한가. 봉래루 옆 보종각에 있는 동종은 앙증맞은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고, 유곽 사이 종신에는 삼존상을 양각한 모습이 선명하다. 상대에서 하대까지 조각이 세밀하고 야무져서 내소사 절집을 가꾸는 솜씨를 같이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절집을 가꾼 공력에 감탄하고, 수수함에 감탄하며 향긋한 숲길을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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