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26
지위관 장성 - 만리장성 서쪽 끝
중국 깐수성 자위관 (2010.5.21)
자위관(=가욕관)은 둔황에서 동쪽으로 300㎞ 떨어진 오아시스 도시이다. 고비사막 중간에 있어서 750여리를 고비사막 가운데를 달려야 한다. 꾸이주(瓜州)에서 챠오미엔( 볶음면) 종류로 두어 가지를 시켜 먹었다. 신장지역에 가까운 곳에서는 차가운 맥주를 찾기도 어렵다. 너무 급하게 술을 먹지 말라는 뜻인지 맥주잔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잔 반 정도 크기였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고속도로 이동 차량이 적고 트럭이 대부분이다. 동쪽으로 갈수록 나무도 보이고 밭작물 재배하는 곳이 띄엄띄엄 보이기 시작하였다. 마을을 중심으로 너른 벌이 조금씩 늘어났다. 집은 보이지도 않는데, 일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다가 들로 나왔을까 궁금해졌다. 옥문(玉門) 시를 통과하면서 풍력발전기가 길 좌우에 있고 주변이 잠시 푸르다가 다시 사막이다. 오랜 시간 작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보니 이젠 침대버스가 다시 그립다. 펼쳐 든 지도를 보고 누군가 지도가 작다고 하였다. 지도가 작은 것이 아니라 나라가 큰 것이다. 며칠씩 이렇게 달리고도 갈 길에서 반을 못 왔으니 말이다. 매표소 입구에서 트럭 기사가 차를 세워 놓고 다투느라 다소 지체되었다.
실크로드에서 서역으로 가는 실질적인 출발지인 지위관 장성(=자위관 창청)에 도착하였다. 만리장성 동쪽 끝은 산해관이요 서쪽 끝은 지위관이다. 1372년에 서부 방위를 위해 성을 세우고, 란저우로 이어지는 하서회랑과 만리장성을 드나드는 사람을 통제하였다. 성루가 위풍당당하다. 성채에 오르면 성밖으로 고비사막이 보이고, 더 멀리 남쪽에는 만년설로 덮인 치롄산맥이 있다. '가욕'이 '아름다운 골짜기'란 뜻인데, 눈에 들어오는 산하는 그저 황량하기만 하다. 둔황 가이드는 자위관 역에서 우리를 내려놓고 다시 먼 길로 돌아갔다.
자위관 역에서 란저우 가는 기차를 기다리느라 역 앞 음식점으로 갔다. 나오로 우미엔(牛肉麵)에 탕츄리치(=닭고기 탕수육)에 빼갈 몇 병을 시켰다. 갑작스레 찾아온 낯선 이방인에 주인아주머니 얼굴이 밝아지고 머리를 다시 빗고 나왔다. 얼굴로 보아 기분이 좋은 표정이다. 많이 시켰는데 그냥 주는 것이 없느냐고 그랬더니 전혀 못 알아 들었다. 중국에서는 추가로 더 주는 서비스는 없다고 한다. 나오로 우미엔은 두 그릇을 시켰는데 향취가 맞지 않았다. 점심때 식당에서 식사가 나오기 전에 통마늘을 주어서 먹어 보았더니 맵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도 주방에 가서 마늘을 부탁하였다. 쑤안(=마늘)이란 내 발음이 시원찮은지 알아듣지 못하였다.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손으로 가리키고 나서야 마늘 몇 통을 얻을 수 있었다.
자위관 시내는 기후가 나빠서 마스크 낀 사람이 많다. 기차 승무원은 비행기 승무원처럼 제복에다 바퀴 달린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 길가에서 장기를 두는 사람이 있어 누군가 훈수를 두었더니 마구 화를 낸다. 다 이긴 걸 훈수를 두면 누구나 화가 나는 법이다. 잉워 기차를 탔다. 30분 가까이 연발하여 11시 반에 기차가 출발하였다. 이번에는 3층 자리를 받았다. 나이가 든 사람은 오르기가 힘든 자리였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앉아 있기도 어렵다. 부리나케 씻고 낑낑 올라가 잠을 청했다.
※ 둔황-자위관(지위관) : 300㎞, 자위관(지위관)-란저우 : 770㎞
※ 지위관-란저우 기차 삯 (잉워: 3층 침대기차) : 179元
※ 지위관(가욕관) 입장료 100元
고비사막과 치롄산맥
이상 지위관 장성
지위관 입장권
자위관-란저우 기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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