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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여행기 27 / 병령사 석굴 - 석불과 어우러진 기암절벽

향곡[鄕谷] 2010. 6. 22. 18:32

 

 

나의 실크로드 여행기 27

 

병령사(炳靈寺) 석굴 - 석불과 어우러진 기암절벽

중국 깐수성 란저우 (2010.5.22)

 

 

 

6시에 눈을 뜨니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달려가고 승무원이 커튼을 열었다. 산은 둥글고 밭은 넓다. 밭에는 농작물이 파릇파릇하고 토담집이 이어졌다. 흙집이 많은 편이다. 승무원이 부지런해지는 것을 보니 목적지에 다 온 모양이다. 기적을 부지런히 울린다. 우루무치에서 출발하여 20시간 이상을 달렸으니 요란하게 기적을 울릴 만도 하다. 란저우로 다가설수록 주변 환경이 너저분하다. 철길가 담에는 구호도 많고 글씨도 크다. 뭔가 하고 싶은 의욕이 있거나 모자라면 구호가 많은 법이다.

 

역에서 지하통로로 빠져나오는 승객으로 출구가 북적하다. 란저우 역 주변 여행사에서 11인승 버스를 흥정하였다. 850元을 부르는 여행사를 나와 또 다른 곳에서 500元에 버스를 빌렸다. 저녁에 시안(西安)으로 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 두었다. 햄버거 가게에서 아침을 먹고, 차에다 짐을 싣고 병령사석굴로 떠났다. 깐수성 성도답게 사람들로 넘친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복잡하다. 신호 무시, 무단 횡단, 차가 중앙선을 넘어가는 것은 예사이며 자기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차도 사람도 마구 들이민다. 겁이 없는 사람들이다. 교통 신호를 지키면 길을 가지 못할 듯하다. 이러니 중국에 살더라도 차를 사서 운전을 못한다는 얘기나오는 것 같다. 황하강가에서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 사람이 다니는 길바닥에 붓글씨를 쓰는 사람, 길 한쪽에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도 있다. 주변은 민둥산이고 강은 황톳물이다. 희뿌연 도시, 삭막하고 건조하다. 시내를 1시간 정도 벗어나도 산에는 나무가 없고, 계단식 밭이 많다. 300 고지 정도까지 밭을 만들었다.

 

1시간 40분 만에 65㎞ 지점 류자샤댐이 있는 황하 삼협(黃河三峽)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쾌속선 1대를 855元에 빌렸다. 54㎞를 쾌속선을 이용하면 구경 시간 포함 왕복 3시간 반이지만, 유람선이용하면 8시간이 필요하다. 한 사람 몫을 더 내야 9인승을 빌려준다 하여 그렇게 하였다. 뱃길까지 이용하여 여행을 하다니 참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었다. 선착장 사무실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에게 핸드폰 배터리 충전을 부탁하고, 간식거리 몇 가지를 사서 선착장으로 갔다. 황량한 인공호수 물길을 가로지르며 갔다. 나무 하나 없고 흙과 바위만 있는 민둥산이 이어졌다. 쾌속선 기사에게 사탕을 주니 받지 않더니, 한국 홍삼사탕이라 하니 그제야 받아 입에 물었다. 한국 인삼이 좋은 걸 아는 모양이다. 

 

병령사에 다가서자 물 색깔이 황톳빛에서 검푸른 빛으로 달라지고 절경이 나타났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었다. '병령'이 천불 또는 십만 불이란 의미인 티베트 말이라 하는데, 부처가 많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계곡 좌우 2㎞에 걸친 산 벽면에 석굴이 있다. 서진 때인 4~5세기 경부터 북위, 수, 당, 명나라까지 만들었다. 당나라 때 만든 불상이 가장 많다. 776개 석불 중 개방 석불은 적고, 별도로 돈을 받는 대불도 있다. 일반 관람 석불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병령사에서 일행이 시주를 하였더니 거기 있는 종지기가 종을 쳤다. 둥~ 하고 골짜기를 울렸다. 일행의 표현이 심오하고 심원하다 하였다.

  

 

 ※ 란저우-류자샤댐 선착장 : 65㎞. 선착장-병령사 : 54㎞

 ※ 버스 대절 500元/1대, 배 대절 855元/8명, 병령사 입장료 50元/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