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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초의 왕오천축국전 / 우리나라 최고(最古) 여행기

향곡[鄕谷] 2010. 8. 24. 18:09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우리나라 최고(最古) 여행기

 

혜초 지음. 정수일 역주 / 학고재 . 506면

             

 

 

 

     

                            둔황 막고굴 17호 동굴 장경동

 

 

 

  

 

2010년 5월 중국 둔황 막고굴에 찾아 갔을 때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있었던 17호 동굴 일명 장경동(藏經洞)동굴보았다. 허전한 공간이었다. 왕원록 도사가 당시에 찾은 고문서들을 프랑스에 값싸게 팔았는데, 왕오천축국전이 그 중에 있었고 지금은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실크로드 여행 전에 읽어 보지 못한 왕오천축국전을 이제야 읽었다. 프랑스 학자 펠리오가 두루마기 형태의 필사본을 발견한 것은 저자명과 서명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 으나, 연구에 의해 신라 출신의 승려 혜초(慧超 704~787)가 쓴 왕오천축국전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총 227행 6천 자 분량의 이 여행기는 세 권의 여행기를 축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세기 무렵에 4년간 인도와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아랍을 여행하고 역사, 정치, 종교, 풍습, 문화에 대한 기록 담았다. 아직도 여행기 원본은 못 찾아 아쉬움이 남는다. (원본 총분량은 405행 11381자로 추정) 혜초는 구법을 위해 16세에 당나라에 갔었고, 중국 광주에서 인도 출신 승려 금강지의 권유로 인도로 구법 여행을 떠났다. 인도와 서역을 돌아 당시 안서도호부가 있던 쿠처를 거쳐 장안으로 돌아와서 80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54년을 당에서 불교 연구에 정진하였다.

 

 

 

 

 

 

 

 

 

1987년 문화공보부에서 영인한 왕오천축국전 축소 제작분  

 

 

 

 

 

 

막고굴 / 중국 둔황 (2010.5.20)

 

 

 

 

 

당시 중국인들이 사용한 인도의 옛 이름이 천축(天竺)이었고, 오천축(五川竺)은 동서남북과 중간지역 인도를 말함이다. 책에서 표시한 나라만도 40여 국인데, 오천축이 중심이고 파사국(페르시아), 대식국(아랍), 토반(티베트), 간다라, 대불림국(터키 중심 동로마제국), 구자국(쿠처) 등 여행 지역이 광범위하다.

 

여행기는 아랍에 대한 기록의 효시이기도 하다. 쿠처와 둔황은 올해 다녀온 실크로드 여행지여서 낯이 익은 이름이다. 혜초는 견문내용을 간단하고 단조로운 서술 형태로 기록하였다. 문법상 미흡한 부분도 있고 일부 오류 가 있다고 하나, 사료의 가치로나 정보의 내용이 엄청난 것이다. 혜초가 기술한 내용은 불교에 대한  관심도, 절과 승려 숫자와 예우, 불교 외 다른 종교내용, 인종, 사람들의 외모와 언행, 지리적 위치나 넓이 척박도,기후,의복, 식사내용과 방식,주거 형태, 지역생산물, 가축의 종류, 언어, 빈부 정도, 지배계급자와 군사력, 혼인 풍속, 세금, 형벌, 노예제도, 사람들의 인품과 살생하는지 여부 등 다양하다. 혜초가 여행을 할 때는 다른 종교(이슬람교, 힌두교)가 교세를 확장하고 불교 교세가 위축할 때였고,

 

아랍,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정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을 때라 언급 하나하나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역사자료이다. 학자의 입장에서 접근한 주석 내용이 방대하여 간단히 읽겠다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문고판도 있다), 기왕에 그 당시 지리, 문화를 망라한 세계사를 알아보고자 하는 사람과 실크로드 여행 참가자에게는 일독할만한 책이다. 왕오천축국전은 역주자가 책에서 언급하였듯, 문명교류사에서 개척자적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한국인 최초로 아랍을 다녀왔고 언급하였던 것이다. 왕오천축국전은 현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서지(書誌)로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향후 원문에 대한 더 많은 연구로 혜초를 평가하고 본 자료가 연구자료로 잘 활용되었으면 한다. (2010.8.24)

 

 

 

 

 

※ 실크로드 여행과 관련하여 읽은 책

 

1. 알짜배기 세계여행 시리즈. 실크로드.  정지영. 성하출판. 2006. p191.

2. 내 손 안의 중국. 실크로드 / 시베이. 화서당. 2003. p111.

3.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정수일 역주. 학고재. p506.

4. 실크로드 문명기행. 정수일. 한겨레출판. 2006. p389.

5. 파미르에서 윈난까지. 이상엽. 현암사. 2011. p308.

6.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 여행지 50. 조창완, 하경미. 랜덤하우스. 2008. p351.

7. 이슬람과 한국문화. 이희수. 청아출판사. 2012. p363.

8. 김탁환 장편소설. 혜초 1~2. 민음사. 2008.

 

 

 

 

쿠처 가는 길-타클라마칸사막 (2010.5.18) / 혜초도 이 길을 끝 없이 걸었을 것이다

 

  

포장도로로  가는 사막길. 쿠처 45㎞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20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