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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강원 충청 탐방

남연군묘 / 흥선대원군의 야망이 묻힌 곳

향곡[鄕谷] 2013. 11. 4. 23:14

 

남연군묘

흥선대원군의 야망이 묻힌 곳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2013.11.2. 비)

 

 

 

남연군묘는 흥선대원군 아버지의 묘이다. 남연군묘는 독일 상인인 오페르트가 묘를 도굴하는 사건을 일으키며 역사의 전면에 나온다. 남연군이 죽자 어느 지관이 찾아와서 말하길, 가야산에 묘를 쓰면 2대에 천자가 나올 것이요, 오서산에 묘를 쓰면 만대에 영화를 누릴 것이라 하였다. 대원군은 짧지만 굵은 전자를 택하였다. 묘를 쓰려던 곳에 이미 자리잡고 있던 가야사를 불태우고 탑이 있던 자리에 남연군묘를 경기도 연천에서 옮겼왔으니 그의 야망을 이곳에 묻은 것이다. 묘를 옮기고 7년 뒤 둘째가 나고, 또 12년 뒤에 그 아들은 왕(고종)이 되고, 손자가 또 (순종)이 되었으니 소원은 이룬 셈이나 뒤끝은 허망한 일이 되었다.

 

 지관의 말은 황현의 '매천야록'과 예산의 향토지에서도 전한다. 대원군의 행동은 파락호요 정신나간 사람으로 치부하였는데 그의 야심에 찬 준비가 무서웠다. 어떻게 해서 대사찰 가야사에 불을 지르도록 힘을 쓸 수 있었으며, 연천에서 예산까지 지방마다 주민을 동원하여 상여를 옮길 정도로 그의 힘이 살아 있었는지.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그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목표를 남연군묘로 하였음은 실세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니, 그 정보력도 대단하였다.  

 

풍수를 알지 못하나, 남연군 묏자리에 올라서면 사방이 넓고 훤하다. 산은 묏자리까지 이어지고, 양쪽으로도 산이 호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저수지까지 있으니 임수까지 갖추었다. 가야사가 있던 자리는 텅 비었다.  대원군은 못내 미안했던지 대신에 부근에 보덕사를 세워 원찰로 삼았다. 길 입구에 가야사 표지가 있어 보덕사가 이름을 바꾼 것인지, 가야사를 새로 세웠는지 확인은 못하였다. 지고 온 상여는 묘 아래 상여각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 주변 밭은 사과가 풍성하고 풀벌레 소리 들릴 정도로 조용한데, 이곳이 야심을 묻기 위해 애쓴 자리라니 모를 일이다.

 

 

 

 

남연군묘

 

 

 

남연군묘 뒤에서 내려다 본 앞쪽 

 

 

 

 

나무가 있는 평평한 곳이 가야사가 있던 곳이다

 

 

 

 

상여각

 

 

 

 

남은 들상여 / 남은들 마을의 이름을 따다 지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