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23. 호도협트래킹 첫날

향곡[鄕谷] 2015. 11. 5. 22:01

 

 

동티베트 배낭여행 23.

14일째 (2015.9.12. 맑은 후 비)

 

호도협(虎逃峽)트래킹 첫날

 

 

 

호도협으로 가기 위해 전날 예매한 버스를 타러 리장버스터미널로 갔다.  버스가 다소 지체되었다. 16인승 조그마한 버스라 오붓하다. 안전벨트를 매라고 했는데 작동이 안 된다. 터미널에서 10여분 지나 시내를 빠져나가는 곳에서 노상 점검이 있었다. 리장에서 호도협 입구 차우토우까지는 50㎞다. 하늘엔 구름이 조금 있으나 대체로 맑다. 사람들 옷차림은 가을에 가깝다. 듬성듬성 기와집으로 된 고옥이 있고, 담배와 옥수수밭이 많다. 사과는 익어가고, 곡식들 사이에 해바라기심어서 밭이 더 풍성해 보인다. 버스는 작은 키 소나무가 무성한 고개넘어 휴게소에서 쉬었다. 점심으로 만두와 달걀만 준비하였기에 간식으로 포도,사과,과자를 사서 보충하였다.

 

호도협은 세계 3개 트래킹코스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2개는 뉴질랜드의 밀포드와 페루의 마추픽추를꼽는다. 호도협은 윈난에서 라싸로 가는 차마고도 길에서 리장(麗江)과 샹그릴라(香格里拉) 중간에, 옥룡설산(해발 5596m)과 하바설산(해발 5396m) 사이로 흐르는 진사강 협곡이 호도협이다. 장강(長江)은 이곳을 흐르며 진사강(金沙江)이라 부른다. 호랑이가 건너다닌 협곡이란 뜻인 호도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 하나로, 강의 상하류 낙차가 170m라서 호랑이의 기상처럼 움직임요란하다. 

 

호도협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고서 얼마 못가서 해발 1806m 호도협트래킹 출발점이다. 리장에서 발해서 2시간 10분이 걸렸다. 버스에서 호도협 트래킹을 가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입구는 큰길에서 왼쪽으로 벗어나서 오르는 경사길로 표지판을 눈여겨 잘 봐야한다. 차에서 내리니 말을 타고 가라는 마부가 있었다. 계속 따라다니며 누군가가 지치기를 기다릴 모양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짐을 다시 꾸렸다. 카메라를 비옷에 감추려니 어둔하다. 말을 끌고 가는 사람이 안내인이 된 꼴이라 길 찾기가 수월하였다. 큰길을 벗어나 산길로 들어서니 흙길이 미끌하다. 비의 양은 더 많아졌다. 풀을 뜯는 말이나 염소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첫 고개를 올라서서 묘족여인이 파는 오이를 사 먹었다.비를 맞으며 생긴 텁텁함이 사라져 시원하다.  

 

고도를 높여 산길로 계속 올라서려니 숨이 조금씩 가빠진다. 길은 도랑이 되어 빗물이 흘러내리고, 등산화는 차츰 물에 젖어들었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한다. 내려다보는 진사강은 황토물로 흐른다. 길가에 있는 들꽃을 구경하는 것이 쉬는 일이다. 못 보던 꽃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발걸음이 쳐졌지만, 들꽃 구경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두 시간 정도 지나 나시객잔 부근 숲에서 점심을 먹고, 28밴드를 오른다. 28개 굽이길인 28밴드는 숨을 가쁘게 하는 고갯길이다. 등산모 챙 끝에는 비가 송골송골 맺히며 헉헉거리며 오르니 호도협을 내려보는 곳이다. 첫날 트래킹의 백미는 여기다. 계곡 가운데에 호랑이가 건너 뛰었다는 호도석(虎逃石)이 보인다.

 

당초 중도객잔까지 가려하였으나 걸음이 지체되고 날이 어두워져 차마객잔에서 자기로 하였다. 첫날은 11.5㎞. 6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 여행사에서 많이 오는 트래킹 코스라서 그날도 한국인 단체여행객들이 많이 왔다. 서양인 노부부 세 쌍도 있었다. 서양인 한 부부가 몇 시간 없다고 찾더니 경치를 구경하느라 한참을 벗어났던 모양이었다. 객잔에 김치볶음밥을 주문하였다. 1인분이 두 사람이 먹어도 될 양이었다. 김치도 한 접시를 주문하였더니 얼마나 많이 주는지 실컷 먹었다. 단체여행객들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노부부들은 한쪽에서 조용히 카드한다. 싼 방을 구했는데 분위기는 더 좋았다. 밤중에 화장실과 세면장 가는 것이 멀 뿐이다. 빗속을 걸어 몸이 젖어 전기장판의 따스함이 좋다. 빨래줄을 만들어 젖은 빨래를 널어놓고, 맥주로 목을 축이고 몸을 녹였다.

 

 

 ※ 리장- 호도협 버스 : 08:38-10:48.  버스비 17위안 (리장버스터미널에서 구입)

     호도협 입장료 : 65위안 (버스 안으로 호도협 입장권 판매자가 올라옴)

     차마객잔 숙박 : 90위안/2인 (제일 싼 방)

     호도협트래킹(첫날) 11:00-17:06 (6시간 6분) 11.5㎞.

     해발고도 : 최저 1806m, 최고 2608m(표고차 802m). 차마객잔 2280m

 

 

 

 

리장에서 호도협 가는 버스

 

 

 

 

버스표(리장-호도협)와  호도협 입장권

 

 

 

 

호도협트래킹 시작점

 

 

 

 

마부에게 길을 물어보고

 

 

 

 

큰길에서 산으로 올라서는 길

 

 

 

 

진사강이 보이는 곳

 

 

 

 

풀을 뜯는 염소들

 

 

 

 

진사강

 

 

 

 

나시객잔 부근

 

 

 

 

 

 

풀숲에서 점심을 먹은 곳

 

 

 

 

 

 

 

 

 

호도협 호도석이 있는 곳

 

 

 

 

길 아래 호도석이 보인다

 

 

 

 

 

 

차마객잔 방에서 내다본 풍경

 

 

 

 

차마객잔

 

 

 

 

차마객잔에서 만든 약도

 

 

'걸어서 보는 세상 > 동티베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 고산에 핀 들꽃 (2) 호도협에서  (0) 2015.11.07
24. 호도협트래킹 둘째 날  (0) 2015.11.06
22. 리장고성 1  (0) 2015.11.03
21. 나파하이와 송찬린스  (0) 2015.11.02
20. 매리설산 풍경  (0) 201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