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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24. 호도협트래킹 둘째 날

향곡[鄕谷] 2015. 11. 6. 19:37

 

 

동티베트 배낭여행 24.

15일째 (2015.9.13. 비 후 갬)

 

호도협(虎逃峽)트래킹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차마고도의 마방들은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고 다녔을지. 이런 후줄근한 비와 좁고 험한 길에서 견딜 강인한 체력으로 차를 나르던 마방은 1950년 중국이 점령한 후 활동이 금지되었다. 1980년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차마고도의 교역로는 다시 열렸다고 하나, 보기가 어렵다. 그 길은 넓혀지고 대신 트럭이 넘나들고 있다. 창문을 여니 협곡 건너 하얀 구름이 길고 넓게 산에 걸려 있다.

 

객잔서 아침식사로 나온 죽이 양이 너무 많고 달걀도 엄청 크다. 든든히 먹고 떠나야 하는데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다. 야딩에서 부풀어 올랐던 커피봉지는 고도가 낮아지니 작아지고, 흐물 하던 치약도 원상태돌아왔다. 히말라야지역은 트래킹은 몬순기간인 6~8월과 12~1월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데, 고산지역날씨가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비는 차츰 가늘어져서 길 떠나는 산객을 편안케 한다. 기온은 낮아도 비옷을 입으니 보온이 된다. 비가 오지 않아도 보온을 하려 비옷을 계속 입고 걸었다. 날은 차츰 개어서 보이는 풍경은 신묘한 솜씨로 그려낸 산수화였다. 흰 구름 속에 푸른 산이 첩첩하다옛시가 이것이었다. 구름이 두둥실 사람도 구름처럼 떠다니는 듯하다.  

 

어제는 올라서는 길이었다면 오늘은 평평하면서 조금씩 내려서는 길이다. 그래서 다니는데 여유가 생겼다. 중도객잔에 이르렀다. 천리 머나먼 길을 보려 누각을 한 층 더 올라간다는 중국의 옛시처럼, 풍경을 보려고 객잔 위 옥상에 올라섰다. 거기서 보는 경치가 좋다. 구름과 숲 속에묻힌 객잔이 어울린다. 높은 곳에는 말, 야크,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야크는 티베트와 히말라야 주변에서 사육하는 긴 털을 가진 소인데, 수소를 야크(yak) 암소를 나크(nak)라 하지만, 통상 모두 야크로 부른다. 산길에서 염소 떼가 피하지도 않는다. 하기야 여기서는 동물들이 주인이다. 

 

오늘의 백미는 중도객잔을 지나서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바윗길과 관음폭포 중간을 뚫고 가는 길이다. 비가 내려서 낭떠러지 바윗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러운 길이다. 양쪽 벼랑은 마주 보듯 점점 가까워지고 계곡은 깔때기 모양으로 좁아졌다. 관음폭 아래 지날 때는 요란한 물소리와 조심스러움 때문에 잡념이 생길 틈이 없다. 가슴이 다 열린 듯 호쾌하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였다.

 

폭포길을 지나 조금 남은 간식을 점심으로 삼았다. 어제 만났던 서양인 두 젊은이가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하산 길엔 기이한 꽃들이 많다. 산이 아름답듯 꽃도 경쟁하듯 아름답다. 트래킹 마지막흙이 미끄러워 조심해야 할 곳이다. 드디어 목적지 티나객잔이다. 이틀 동안10시간을 걸었다. 비가 와서 힘은 들었지만 아름다운 었다. 객잔에서 목을 축이고 리장까지 가는 차를 구하였다. 가는 길에 호도협의 유래호도석이 있는 곳에 갔다. 가까이서 보니 협곡 물살은 그 기세가 더 우렁차고 맹렬하였다.

   

 

※ 차마 객잔(해발 2280m) 08:05 - 티나객잔(해발 2020m) 11:51 (걸린 시간 3시간 46분)  9.71㎞.

    이튿날 해발고도 : 최저 2020m, 최고 2396m  (고도차 376m)

    호도협 1박 2일. 총 21.2㎞. 9시간 52분. 최저 1806m, 최고 2608m (고도차 802m) 

※ 호도협 - 리장 차 빌리는데 : 400위안. 리장 가는 버스는 15:30에 있으며 55위안. 

    (티나객잔에서 차를 구할 수도 있고, 버스표도 판매함)

※ 이동 중 다른 객잔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도 있다.

 

 

 

 

차마 객잔 부근

 

 

 

 

묘지. 돌로 쌓은 것은 옛날 방식인 듯하다

 

 

 

 

 

 

 

 

 

 

 

 

 

 

 

 

 

 

 

 

 

 

 

 

관음폭포

 

 

 

 

 

 

 

 

 

관음폭포 밑을 지나가는 대원

 

 

 

 

 

 

 

 

 

 

 

 

 

호도협 호도석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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