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북서쪽 달동네
서울 서대문구 세검정로 4길 (2016.3.14)
홍제동 개미마을은 인왕산 북서쪽에 있는 달동네이다. 2013년 개봉한 영화 '7번 방의 선물'이란 영화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난 다음에, 이 영화의 일부분을 이 동네에서 찍었다는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였다. 홍제역에서 영화 제목과 같은 번호인 7번 버스를 타고 10여 분 가서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로 마을길 오르막을 오르자니 차안에서 서있기 어려운 자세가 된다. 종점에 설 때도 삐딱하게 위치를 잡으니,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차를 이리 세우면 어째 내리냐며 한 마디 한다.
종점에서는 바로 인왕산 오르는 길이 보인다. 종점에서 내려오면서 마을을 구경할 수 있다. 빛이 바랜 집들과 경사진 계단들은 인왕산 굴곡을 따라 갖다 붙이듯이 이어 놓았다. 담장에 그려놓은 그림은 조금은 퇴색하였지만 마을을 아름답게 하였다. 6.25 전쟁 후 피난 온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였는데, 처음에 인디언촌이라 부르다가, 개미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 하여 1983년 지금의 개미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언덕받이에 사는 사람은 고난하다. 수돗물을 양동이로 나르고, 연탄 배달이 안 되어 차가 들어오는 곳까지 가서 온 식구가 연탄을 날라다 겨울 땔감을 해결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생활이 해결된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언덕받이 삶은 고난한 삶이요 억척의 삶이다. 그래도 인정을 나누고 인사를 나누며, 골목마다 풋풋한 정감이 묻어난다. 마을이 작아서 금방 끝나는 구경이지만, '사람 사는 인정이 저 안에 있을 것이다' 생각하면 좋은 걸음이 된다.
※ 교통편 :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에서 나와서, 뒤로 돌아 10m 마을버스 정거장에서 7번을 타고 (10분) 종점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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