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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과천에서 한강까지 / 새들이 날아오는 도심 하천

향곡[鄕谷] 2016. 3. 19. 11:44

 

 

양재천, 과천에서 한강까지

새들이 날아오는 도심 하천

 

과천역-막계천 합수점-무지개다리-여의천 합수점-탄천 합수점-한강 합수점 (13.8㎞. 3:33. 2016.3.18. 맑음. 8.8~20.1℃)

 

 

한강의 지류 양재천은 과천에 있는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청계산과 구룡산을 지나 한강으로 들어가기 직전 탄천과 합수하는 18.5㎞ 물길이다. 전설에 의하면 열 마리 용이 승천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본 임신부가 놀라서 소리를 치는 바람에 한 마리는 떨어져 양재천이 되고, 아홉 마리가 승천하면서 지난 자리가 구룡산(九龍山)이라는 것이다. 원래 이름인 공수천(公需川)도 인재들이 많이 살던 양재동(良才洞) 앞을 흐르는 개천이라 양재천(良才川)이라 이름을 바꾸었다.    

 

과천역을 나오면 바로 앞이 양재천이다. 방향을 몰라도 서울이 북쪽이니 해를 등지고 물이 흐르는 쪽을 따라가면 한강이다. 냇가에는 청둥오리와 백로들이 다니고, 물에는 굵은 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친다. 물고기를 먹이로 하고 있는 생태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먹이가 있는 곳에 새가 있듯, 사람도 그와 같다. 큰 새들은 물속을 뚫어지게 보며 요지부동이다. 새가 먹이를 찾기 위해 꼼짝 않고 있는 것이지 한가로이 물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옛시가 생각난다. 

 

한강으로 내려가는 둔치길은 외길이다. 과천을 지나는 양재천은 조용해서 좋다. 부근에 빌딩도 없고, 물가에 있는 새 구경과 파릇이 물 오르는 버드나무 구경을 하면서 걸어가면 된다. 연수생인 듯 대오를 지어 땀 흘리며 뛰어가는 젊은이들이 지나간다. 양재천길에 등용문길이라 표시해 두었는데,이곳이 용의 길이요, 청운의 꿈을 지닌 젊은들이 지나갈 등용의 길인 모양이다. 과천을 지나 서울 시계로 접어들면 길 분위기는 달라진다. 둔치 바깥은 빌딩과 다리와 운동시설이 늘어나면서 도회의 분위기를 가져와 길이 다소 밋밋해진다. 

 

도회의 분위기도 있지만, 평지를 걸어온 뒤라 피로도는 커진다.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잠깐 서서 만나기도 한다. 개가 없으면 눈인사라도 나누지 못할 텐데 그것만도 다행이다. 성남으로 갈라서는 길은 35.6㎞를 흘러온 탄천이 내려온 길이다. 예전에 양재천은 한강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지금은 탄천과 만난다. 이곳은 학들이 노닌 곳이라 하여 학탄(鶴炭)인데, 우리말로 학여울이란 고운 이름을 얻었다. 학여울에서 한강은 2㎞로 금방 닿을 거리이다. 이제 양재천은 새들이 날아오고, 사람들에게는 생활에 활기를 불러오는 아름다운 냇가가 되었다. 

 

 

※ 교통편

    (갈 때) 과천역 5번출구 40여 m 앞에서 내려서면 양재천이다

    (올 때) 한강 합류에서 좋합운동장 쪽으로는 2호선 종합운동장역, 진행방향 왼쪽에는 삼성역이 있다. 

 

※ 걸은 길 (13.8㎞. 3시간 33분)

    과천역(5번 출구) - 2.6㎞(36분) - 막계천 합수점(경마공원 가는 길) - 3.2㎞(47분) - 무지개다리 - 1㎞ (20분) - 여의천 합수점 - 4.8㎞(1시간 10분) - 학여울(탄천 합수점) - 2.2㎞ (40분) - 한강 합수점

 

 

 

 

 

 

 

 

 

 

 

 

 

 

 

 

 

 

 

 

 

 

탄천 합수점

 

 

 

 

한강 합수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