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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걷는다 5. 난지도에서 행주산성까지

향곡[鄕谷] 2016. 4. 25. 09:53

 

한강을 걷는다 5

난지도에서 행주산성까지

 

월드컵경기장역-난지도-가양대교-방화대교-행주산성-행주산성주차장 

이동거리 12㎞. 소용시간 4시간 10분. 2016.4.21. 비 후 갬

 

 

곡우에 비가 오면 백곡이 기름지다 하였다. 밤새 비가 내려 풀과 나무들 초록빛은 더 푸르다. 잠실에서 팔당으로 갔다가 돌아서서  행주산성까지 걷는 한강길 88㎞의 마무리다. 밤새 내린 비로 난지도 숲이 푸릇푸릇하다.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흔적도 없어진 저자도가 있고, 섬이다가 육지로 변한 잠실도와 난지도가 있다. 한강 주변에 섬이 없어지고 다리가 놓이고 ·… 사람들이 바꿔 놓는 산천의 변화는 참으로 빠르다.

 

난지도 끄트머리 가양대교 건너편으로 겸재 정선이 올라가 그림을 그렸던 궁산이 보인다. 겸재는 그곳에서 안산(鞍山) 산자락을 그린 안현석봉(鞍峴夕烽)과 남산 일출을 그린 목멱조돈(木覓朝暾)을 남겼다. 이제는 남산의 모습이 난지도에 가려 뒤로 숨은 듯 작아졌다. 한강 하류에 행주산성과 마주 보고 있는 개화산은 흐릿하다. 겸재가 그렸던 산천경개를 걸어 다니며 눈으로 감상하는 맛도 괜찮다. 

 

봄날은 오고 초록이 대세다. 조팝나무 꽃은 거의 떨어졌고, 덤불에서는 꿩들이 날개짓 하고 있다. 한삼덩굴이 키를 덮어 봄이 되어도 햇볕을 못 받아 수난을 당하는 나무가 있고, 낚시꾼들은 수초 부근에 들어앉아 산란하러 올라오는 고기를 잡으려 지키고 있다. 나무와 고기가 살아가는데 장애물이 곳곳에 있다. 

 

한강 지류인 창릉천(昌陵川)을 건너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125m)에 올랐다. 남쪽과 동남쪽이 급경사여서 임진왜란 때 유용하게 쓴 요새지이다. 평양성에서 왜군을 격퇴한 명나라 군사는 임진강 부근에서 패퇴한 후, 군량이 없고 한강을 건널 배가 없다는 핑계를 대고 싸움을 피하였다. 배를 준비하자 발병이 나서 못 간다 하였다. 전라순찰사 권율은 이곳에 올라 적병을 물리쳤다. 재주머니를 던져 적을 눈을 뜨지 못하게 하고 적을 격퇴시켰다. 대첩(1593년) 3년 후 부하장수들이 대첩비를 세웠다. 그는 부하들이 알아준 신뢰의 장수였다. 권율이 썼던 재주머니처럼 오늘 하늘도 뿌였다. 내일도 한강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며 또 흘러갈 것이다. 

 

 

※ 교통편

 (갈 때)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이용

 (올 때) 행주산성 아래서 921번 버스 이용 합정역 하차

 

  

 

겸재 정선이 올라 그림을 그렸던 궁산이다

 

 

 

 

덕양산 행주산성이 바로 앞이다

 

 

 

 

귀룽나무 흰꽃은 비온 뒤라 더 희다

 

 

 

 

수초에서 붕어잡이를 하는 낚시꾼

 

 

 

 

한강하류 주변에는 이런 수초들이 더러 있다

 

 

 

창릉천에 놓인 보를 건너 행주산성이 있는 덕능산으로 오른다

 

 

 

 

행주산성에서 내려보는 남쪽

 

 

 

 

행주산성에서 내려보는 동남쪽

 

 

 

 

행주산성은 정상부의 내성과 그 바깥에 1㎞정도의 토성으로 쌓았다

최근 탐사 결과 행주산성은 통일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