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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 / 명량해전 승전지 회오리바다

향곡[鄕谷] 2016. 11. 9. 22:39

 

해남 여행 3

 

울돌목

명량해전 승전지 회오리바다

 

전남 해남군 우수영 (2016.11.1)

 

 

우수영은 조선시대 전라도 수군기지였던 우수영이 있던 곳인데, 그것이 지명이 되었다. 이는 통제영이 있던 지역을 통영으로 이름을 지은 것과 같다. 울돌목은 우수영과 진도 사이에 있는데, 현재 진도대교가 놓인 좁은 해협이다. 조수의 흐름이 대단히 빠르고 우레와 같은 바닷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길목이라 하여 울돌목이라 불렀다. 한자로는 명량(鳴梁)이다. 이순신은 통제영이 있던 곳 부근 견내량에서 한산도 앞바다로 적을 유인하여 학익진으로 적을 격파할 생각을 하였듯, 울돌목에서는 조수 흐름을 이용하여 적을 물리칠 전략에 골몰하였다. 

 

우수영 울돌목으로 갔다. 진도대교 건너편 오른쪽에는 동상 높은 곳에서 이순신 장군이 바다를 바라보며 호령하듯 서 있었다. 왼쪽 망금산에서는 평소 적의 동정을 살폈을 것이다. 해협 쪽으로 내려갔다. 해남에 사는 친구가 얘기하길, 운이 따르지 않으면 듣고 볼 수 없는 광경인데 참으로 운이 좋다 하였다. 조용하던 바다가 해협에서 빠르게 흘러가며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소리는 우레와 같았다. 배가 있었다면 도저히 균형을 못 잡고 주변 바위에 부딪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소용돌이를 치며 휘돌고 내리치다가 솟구쳤다.

 

물 흐름이 바뀌는 것을 이용하여 명량해전 13:133의 싸움에서 이긴 이순신은 천행이라 하였다. 어찌 그것이 천행일 수 있겠는가. 겸양의 말이고 가슴을 쓸어내린 말이었다. 명량해전 직전 선조는 이순신에게 수군을 해산하고 육군에 합류하라 하였다. 그러나 이순신은 " 지금 신에게는 아직 전선 열두 척이 있나이다. 나아가 죽기로 싸운다면 해볼 만하옵니다"라고 하였다. 명량해전 직전 어머니가 돌아가셔도 나라의 운명이 위급하여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이순신은 "죽고자 하면 살 것이며,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라며 결사적으로 명량해전에서 싸워 이겼다. 그러자 선조는 "사소한 왜적을 잡는 것은 장군의 당연한 직분이 아닌가"라며 장군의 품계를 올려주자는 건의에는 "그건 지나치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하였다. 나라를 구한 장수에게 임금의 말이 그러하였다. 명량해전 직후 아들 면이 전사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이순신은 목이 메었다. 울돌목 바닷물 소리만큼 이순신의 통곡도 컸을 것이다. 나는 울돌목에서 그 생각을 하다가 눈물이 났다.

 

 

※ 교통편 : 해남 버스터미널에서 목포(우수영), 화원(우수영)행 버스 이용. 우수영 하차. 37㎞.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