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시계는 멈추어도 시간은 간다
한 해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은 이렇게도 빨리 흘러간다. 세월의 빠르기가 나이대로 간다는 말도 있고, 늙기 시작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전보다 더 빨라진 것을 느낄 때부터란 말도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해도 해는 뜨고 지니 시간은 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 측정의 기술이 문제인데, 우리나라〈삼국사기〉에도 물시계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조선시대에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란 물시계가 정확한 시각을 알린 시계였고, 앙부일구라는 해시계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서양시계가 처음 선을 보인 것은 명나라에 갔던 사신이 병자호란 전인 1631년에 가져왔다. 시각을 절로 알린다는 자명종(自鳴鐘)이 그것으로 시간 가는 것을 일깨운 물건이었다. 1950년대말 시계를 상품으로 대량 생산하였고, 1970년 중반에 전자시계도 나왔다. 나중에는 핸드폰에 시계의 기능이 들어가면서 시계를 사는 일도 줄어들었다.
내 본가에는 오래된 괘종시계가 하나 있다. 걸 괘(掛) 쇠북 종(鐘). 이름대로 벽에 걸어 놓은 시계는 추가 흔들흔들 하면서 시간마다 종을 친다. 의자를 갖다 놓고 올라서서 태엽을 드르륵 드르륵 힘껏 돌리는데 뻑뻑하게 돌아간다. 사람들이 예물이나 선물로 시계를 사는 일이 적어진 것 같고, 때로는 집에 있는 시계가 멈춘 채로 서 있어도 한동안 모르고 그냥 지나간다. 우리가 시간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201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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