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658.4)-부용산(362.8)
금빛 강물을 보는 산길
경기도 양평군
(2017.3.11) 국수역-형제봉-청계산-형제봉-부용산-양수역 (15.5㎞. 6시간 45분)
(2017.3.18) 중촌-형제봉-청계산-형제봉-몽양생가-신원역 (10㎞. 5시간 20분)
(2017.5.28) 신원역-몽양생가-부용산-화계산-양수역 (7.7㎞. 3시간 30분)
양평문화원 자료 검색창에서 지명에 대한 유래를 찾아보았더니 국수리(菊秀里)는 국수산 밑에 있어서 국수리라 한다는데, 그럼 국수산의 유래는 무엇인가? 국수(菊秀)는 국화꽃이 아름답게 핀 마을이 아니었을까? 국수역에 내리니 고현리로 가는 양평군내버스는 이미 지나간 뒤였다. 인터넷에는 38분이 걸린다는데, 버스사무실에 물어봤더니 15~20분이면 온다는 얘기였다. 정확도가 떨어진 자료를 그대로 믿은 탓이다. 국수역 앞에는 빛이 다 바랜 청계산 안내도만 있고, 하루 세 번 다닌다는 버스 시간을 아는 데가 없다.
아침 기온은 낮았으나 날씨가 풀려 기온이 올라가서 산 오르기가 힘들다. 좋아서 오르는 산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나이 들어 감당할 무게가 늘어나듯 산 오르는 것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무뎌진 이유일 것이다. 이런 때는 도중에 포기하면 정상은 갈 수 없다고 달래며 올라가곤 했다. 그래도 힘든 것은 힘든 것이다. 버스도 놓치고, 왕복 같은 길을 걸어야 하니, 힘도 빠질만하다.
형제봉에서 부용산으로 내려서는 길은 구불구불 내려서고, 부용산 오르는 길은 다시 그렇게 올라간다. 그 끝 한 발자국을 딛으려 이렇게 오른다. 부용산은 물 위에 서 있는 산이다. 부용(芙蓉)이 연꽃을 가리키듯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부용산에서 건너보는 두물머리 쪽 한강은 해질 즈음엔 금빛 강물이다. 강물도 금빛이면 황금벌판처럼 풍요로워 보인다. 양수역까지 긴 산길을 걸었다. 몇 년 사이 역 앞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게들도 많이 늘었고, 소나기마을 표지판도 우뚝 섰다. 소나기마을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끄트머리에서 소녀네가 양평으로 이사 간다는 글귀 한 대목을 보고 세웠다. 국수역 앞 녹슨 안내판과 대비가 되었다.
한 주 뒤 청계산을 다시 찾았다. 고현으로 가려하였는데, 들머리를 또 잘못 잡았다. 하산은 형제봉에서 부용산 방향으로 내려서서 신원역으로 잡았다. 하산 끄트머리에 있는 몽양 여운형 생가와 기념관에 들렀다. 해방 후 건국을 준비하며 활동하다가 1947년 암살되었다. 몽양은 손기정의 베를린마라톤 우승을 할 때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사장으로 있던 조선중앙일보를 자진 폐간하였다. 손기정선수가 받았던 금메달과 월계관을 빌려서 전시 중이어서 진품을 볼 수 있었다. 몽양에게는 2008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 되었다. 생가는 6.25 사변 때 불탔다가 2011년에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복원하였다. 몽양의 삶과 사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교통편 : 중앙선 국수역에 9시 이전에 도착하여야 고현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양평에서 9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국수역에 9시 22분에 도착하였다.
※ 몽양 여운형 생가와 기념관 : 중앙선 신원역에서 600여 m로 걸어서 7분 정도 걸린다.
양평 청계산 안내판
청계산 올라가는 길에 보는 뾰족한 백운봉. 산 중간 마을이 고현리이다
해 질 녘 남한강 물줄기는 금빛이다
나무 사이로 금빛 강물이 보인다
몽양 여운형 생가와 기념관
몽양의 글씨. 分則倒合必立. 나눠지면 쓰러지고 합치면 반드시 일어난다는 뜻
손기정선수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하고 쓴 월계관
베를린올림픽 출전선수들에게 한 몽양의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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