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서울둘레길 낙성대에서 석수역까지

향곡[鄕谷] 2018. 12. 13. 11:19

 

 

 

서울둘레길

낙성대에서 석수역까지

 

낙성대역-낙성대-관악산(서울대)입구-삼성산자락-호압사-호암산자락-석수역

이동거리 9.6㎞. 이동시간 3:30. 휴식 0:50. 계 4:20 (2018.12.12. 맑음. -5~2.4℃)

 

 

 

 

 

 

 

 

날씨가 차다. 둘레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이다. 바람,눈,얼음 겨울산행의 3종세트가  없어 겨울산행의 매서움은 없다. 낙성대 건너 산길로 들어서니 바람은 더 없고 길은 아늑하다. 다시 산을 내려와 서울대정문이다. 이곳이 산이 높고 험해 하늘을 받든다는 봉천동(奉天洞)이었고, 산림이 무성하여 신림동(新林洞)인 깊은 골이었으나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들어서서 학구의 열로 가득한 학업골이 되었다.

 

학교 뒤로 불꽃 같은 봉우리 관악산 연주대가 보인다. 갓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험하고 높아 관악이라고 하였다. 연주대는 고려 수도 송악을 바라보며 그리워한 한 고려 충신의 사연과 아우에게 왕위를 넘겨준 효령대군의 사연이 있다. 조선 태조의 비 신덕왕후 강씨의 오라버니는 새 왕조가 들어서자 날마다 송악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 의상대라 부르던 이곳이 옛 임금을 그리워 한다는 연주대로 바뀌었다.

 

관악산과 삼성산이 갈라지는 입구에 물레방아가 얼음을 뒤집어쓰고 있다. 많은 장승들이 도열한 산길을 지나 삼성산(460.9m) 자락으로 들어섰다. 신라때 원효,의상,윤필 세 분 성인이 이곳에 각기 암자를 짓고 수도를 하여 삼성산(三聖山)이고 삼막사(三幕寺)라 했다. 불꽃같은 봉우리를 바라보고 불꽃같이 정진한 곳이었다. 호암산은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거기에 호압사는 조선 창건과 연관이 있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 건설을 방해한 호랑이 형상의 괴물이 꿈에 나타나 무학대사에게 꿈얘기를 하였더니, 호랑이 형상을 한 호암산 꼬리부문에 호압사(虎壓寺)를 세워 그 기세를 누르라 하여 세운 절이다. 절 마당에는 500년이 넘은 우람한 느티나무 두 그루가 그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산길은 높낮이가 그리 없어 길은 편안하다. 나비와 벌은 어디서 자고 있고, 새들은 어디 가서 겨울을 나는지 숲은 적막하다. 대화의 화제가 나무의 나이로 바뀌었다. 나이테는 나무의 나이를 나타내는 테이다. 열대지방이나 빨리 자라는 버드나무나 아까시나무는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지만 나이테는 나무 나이와 나무가 살아온 세월을 말해준다. 피부도 나이의 거울이다. 나무도 주름살이 잡힌다. 나이가 들면 성장이 더디고 결국은 멈춘다. 멈추기 전에 예령이 온다. 활동은 더디고 피부는 쭈글해지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그와 같다.

 

 

※ 교통편 : (갈 때) 2호선 낙성대역 4번 출구   (올 때) 1호선 석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