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는 사랑나무
과명 : 콩과
개화 : 6~7월
결실 : 9~10월
분포 : 황해도 이남
자귀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산 입새에 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자귀나무는 양지를 좋아하고 서늘한 곳보다는 사람이 사는 동네에 같이 사는 나무다. 자귀나무가 피면 여름이다. 자귀나무 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6~7월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하얀 받침에 화려한 분홍색 수술이 수를 놓은 듯하고,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공작이 날개를 펼친 것처럼 아름답다. 슬쩍 잎을 만졌더니 오므라든다. 자귀나무는 콩과이지만 더 세분하면 미모사아과에 속한다. 미모사는 잡기만 하면 잠이 들고, 자귀나무는 온도에 민감한 나무다. 비가 오거나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 무렵이면 잎이 오므라든다는데, 슬쩍 건드렸는데도 빠른 속도로 오므라든다.
잎을 관찰해 보았다. 손을 맞잡고 쌍으로 잎이 붙었는데, 밑쪽을 곱게 빚어 올렸으며, 끄트머리도 반달처럼 마주 보고 붙어 있다. 그래서 자귀나무를 합환수(合歡樹)라 하였다.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누구는 자는데 귀신이라서 자귀나무라 했다고 한다. 이우철이 지은 한국식물명의 유래(일조각)에서 어원을 찾아보았더니 좌귀목(佐歸木) → 좌괴나무/작외남우 → 자귀나무라고 나온다. 돌아오는 것(歸)을 돕는다(佐)는 뜻이다. 저녁이 되면 돌아오도록 한다는 말인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콩깍지가 생겨 바람에 달가닥거리는 것을 여자가 떠드는 소리라고 여설수(女舌樹)라 한다는데, 잠시 사랑싸움이 일어난 것일 것이다. 합환목인 자귀나무는 예전에는 신혼부부들이 사는 창가에 심어 금실을 빌기도 했고, 꽃을 말려서 베갯속에 넣기도 하고, 술에도 넣어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자귀나무는 모양과 실제에서 부부금실을 돋우는 사랑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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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자귀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 201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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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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