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나무
낙엽에 달콤한 솜사탕 향기
음악가 윤극영이 작사 작곡한 동요 '반달'에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라는 가사가 있다. 이 노래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달나라에 있는 나무인 줄 알았다. 달을 쳐다보면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보인다고 하는데, 운석이 날아와 충돌한 흔적이라 한다.
달나라에 나오는 계수나무를 중국에서는 목서라 하고, 쓰기는 금계(金桂), 은계(銀桂)라 쓴다.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 계림(桂林)의 계수나무도 목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수나무로 쓴다. 남원 광한루에 걸려 있는 현판 계관(桂觀)은 달나라 계수나무를 일컫는 현판이고, 퇴계가 쓴 시 '어린 솔을 심으며'에서 '초동은 (소나무를) 쑥대처럼 보지만 / 산 늙은이는 계수나무처럼 아낀다오'라고 쓰고 있다. 여러 상황으로 보아 달나라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목서'이다.
지금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계수나무는 일본이 원산인 계수나무다. 일본에서 이 나무를 수입하면서 그대로 쓰고 있다. 계수나무 잎은 박태기나무 잎과 비슷한데, 박태기나무 잎은 어긋나고 계수나무 잎은 마주난다. 나무 크기는 박태기나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줄기를 자르면 또 다른 줄기가 나올 정도로 잘 자란다. 계수나무는 계수나무과 나무인데, 또 다른 나무인 월계수는 녹나무과 나무이고, 계피(桂皮)는 육계나무의 껍질로 모두 다른 나무들이다.
계수나무는 잎이 나기 전에 3~4월에 꽃이 핀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서 피는데 잎이 없을 때라 잘 살펴보면 꽃이 핀 것을 알 수 있다. 계수나무는 단풍이 들면 잎자루가 붉고 잎은 노랗다. 단풍이 든 잎을 냄새 맡으면 솜사탕처럼 달콤한 향기가 난다. 잎에 있는 맥아당이 진해서 나는 향기이다. 나무는 단단하여 바둑판을 만드는데 쓴다. 계수나무 가지를 달여 마시면 심장과 혈액순환에 좋고, 잎을 차로 해서 마시면 불면증과 감기, 심신 안정, 위장에 좋다고 한다.
요즈음 공원에 가면 계수나무를 찾아볼 수 있다. 큰 나무에 동글동글한 잎이 달려서 금방 눈에 띄고, 가을에는 노란 잎으로 물든 나무 밑을 지나가기만 해도 달콤한 향기가 나서 나무를 쳐다보게 된다. 달나라에 있는 계수나무가 아니라도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들어와 금방 익숙하게 되는 나무이다. 달나라 계수나무 전설 때문에 친숙하게 되었을 것이다.
'자연의 향기 >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엽수와 가시칠엽수 / 몽마르트언덕에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 (0) | 2019.07.17 |
---|---|
창경궁 회화나무 / 사도세자 죽음을 지켜본 나무 (0) | 2019.07.11 |
자귀나무는 사랑나무 (0) | 2019.07.03 |
매발톱나무 / 매발톱처럼 예리한 가시가 있는 나무 (0) | 2019.06.18 |
돌배나무를 사랑하는 이유 (0) | 201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