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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성남)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향곡[鄕谷] 2019. 11. 20. 11:42

 

 

청계산 옛골-석기봉 원점회귀 산행

 

옛골-정토사-약초 샘골-혈읍재-석기봉(583)-이수봉(545)-목배등-옛골 (경기도 성남)

이동 거리 10.6㎞. 이동 시간 3:41, 휴식 시간 1:29. 계 5:10 (2019.11.19)

 

 

 

전날보다 아침 기온이 10도가량 떨어진다는 한파특보가 내려도 최저 기온이 영하 3도이니 산행을 할만하다. 청계산 중에서도 경사가 완만한 옛골에서 혈읍재로 오르는 산길로 갔다. 비가 내린 흔적이 남아 있어 산빛이 맑다. 새소리는 덤불마다 가득하고, 물소리는 계곡마다 가득하다. 꽃과 곤충이 떠난 숲을 새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조용히 있으면 자연의 소리가 마음 깊숙히 들어온다.

 

혈읍재에 올라서니 과천 쪽에서 넘어오는 바람이 차다. 조선의 정치가 정여창이 이상 국가의 실현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곳에서 목놓아 울었다고 해서 후학 정구가 붙인 이름이 혈읍(血泣)이다. 두 번의 사화에 연루되어 사사되고 부관참시까지 당한 그 영혼의 바람인지 모르겠다. 혈읍재를 지나서 있는 망경대(望京臺)는 바람 속에 우뚝하다. 조선의 개국공신 조준의 아우인 조견은 이태조가 아끼고 있었다. 고려가 망하자 조견은 이곳 청계산에 은거하여 망경대에 올라 송악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이태조는 이곳 땅을 그에게 주었으나 마다하고 수락산 인근으로 다시 숨어들었다. 청계산에 들어온 그들은 지조를 결코 굽히지 않았다.  


석기봉 아래서 점심을 먹으며 가을빛을 감상하고, 석기봉에 올라서는 주변 경관을 조망하였다. 아픈 사람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 하는데, 가을빛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행복이다. 그래서 걷는 것은 영원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고 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