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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향곡[鄕谷] 2019. 7. 5. 10:10

 

남한산성 16

 

남한산성 한 바퀴를 돌고

 

남문-동문-동장대-북문-연주봉암문-서문-남문 (2019.7.4)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11 휴식시간 2:16. 계 5:27

 

 

 

산 동호인들과 남한산성 성 밖을 한 바퀴 돌았다. 급할 것이 없이 쉬엄쉬엄 꽃과 나무를 보며 걸었다. 행정안전부에서 폭염경보를 내렸다고 하는데 산속은 시원하다.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를 내는 기준은 최고기온이 33℃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주의보, 35℃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폭염경보를 내릴 수가 있다. 행정안전부의 조치는 조금 세게 내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나중에 말을 들을까 봐 선제적인 조치로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서울지역 최고 기온은 7.2일 30.1℃. 7.3일 27.4℃. 산에 간 날인 7.4일에는 32.8℃였다.  

 

남한산성 숲은 건강하고 젊다. 그리고 시원하다. 숲이 시원한 이유는 나무와 관련이 있다. 나무가 광합성작용을 하면서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이고 잎에서 수증기를 날려 보내기 때문이다. 마치 손등에 물을 묻히고 나서 물이 없어지면서 시원함을 느끼는 이치이다. 햇볕이 강하거나 기온이 오르거나 바람이 불거나 건조할 때 숲에 들어오면 그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산짐승들이 성 밖에서 부지런히 다닌다. 숲은 산짐승들에게 최고의 먹이 보고다. 새들은 먹이가 많고 벌레가 많은 시기에 새끼를 낳아서 기른다. 딱총나무 뒤에서 열매를 먹던 새들이 푸드덕 달아나고, 다람쥐들이 성벽을 타고 오르며 부지런히 다닌다. 다람쥐는 속도도 빠르고 균형감각도 있어서 나무를 잘 타고 다닌다. 옹성 안은 작은 나무들을 다 베어내어 새들이 있을 공간이 없다.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그랬을 것이다.

 

산에 다니면 계절별로 부지런히 피고 지는 꽃들이 많아 늘 와도 구경거리가 있다. 칡덩굴도 알칡과 수칡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개암나무를 경상도에서는 깨감이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고삼을 느삼이라 한다는 얘기도 듣고, 뱀딸기를 보며 이것을 왜 안 먹는지 얘기도 듣고, 병꽃나무가 열매를 맺은 모습도 보았다. 숲은 구경거리도 많고, 얘깃거리가 많은 곳이다.

 

오후가 되니 성 밖이 뿌여졌다. 통상 미세먼지가 많으면 하늘이 뿌옇게 되는 게 보통이다. 사람들은 산에 미세먼지가 많은데 왜 가느냐 하고, 산에 올라온 사람은 미세먼지가 많은데 집에 있느니 잘 올라왔다고 그런다. 서로 자기가 있는 위치에서 그런 얘기를 한다. 1년에 나무 한 그루가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양은 35.7g으로 커피잔 하나 정도 된다. 엄청난 양이다. 그러니 하늘을 덮고 있는 미세먼지를 피할 수는 없어 집에 있으라고 한다지만 나무 옆에 있으면 그것이 적어지지 않을까 위안을 삼는다.

 

 

 

남문(지화문)

 

 

 

 

층층나무

 

 

딱총나무

 

  

 

 

 

 

옹성

 

 

고삼

 

 

등골나물

 

  

개모시풀과 기린초(노랑꽃)

 

 

 

 

 

 

하늘말나리

 

 

싸리나무

 

 

개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