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구천동 어사길. 월하탄에서 구월담까지
계곡도 산을 닮아
전북 무주군 설천면 (2020.1.29)
무주 진안 장수를 무진장이라 하여 무진장 깊은 산골이라 하였다. 그 중 무주에 있는 구천동은 깊은 골짜기다. 구천동(九千洞)에서 동(洞)은 풍광이 좋은 계곡을 이르는 말이다. 산이 크고 넉넉하다는 덕유(德裕)요, 계곡이 길고 구불구불 굽이가 많다는 구천동이다. 구천동계곡은 나제통문에서 백련사까지 28㎞로, 삼공리 주차장에서 아래쪽은 외구천동, 그 위쪽은 내구천동으로 구분하고 있다. 구천동 33경 중 내구천동은 15경인 월하탄에서 32경인 백련사까지(33경은 덕유산 정상)로 아름다운 풍경은 내구천동에 많다.
덕유산 향적봉에 가서 상고대 화려한 서리꽃을 구경하고 나서 구천동으로 내려왔다. 상고대를 본 아름다운 잔상이 아직도 남았는데 다시 계곡길을 마저 걷기로 했다. 왼쪽에 있는 탐방로만 있었는데, 오른쪽에 계곡을 따라 걷는 어사길을 새로 만들었다. 소설 '박문수전'에 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을 걸었다는 얘기가 있어 조성하였다고 한다. 어사길은 3개구간으로 조성하여 어사길입구에서 인월담까지 0.8㎞가 1구간, 인월담에서 구월담까지가 0.8㎞로 2구간, 구월담에서 안심대까지가 1.7㎞로 3구간이다. 비가 와서 가장 아름답다는 2구간까지만 걸었다. 산이 후덕하듯 계곡도 산세를 닮아 조용하고 급하지 않다. 길은 아름답고 간결하다. 길은 거기 사는 사람들의 심성을 닮는다는데, 자연이든 사람이든 오래 살다 보면 닮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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