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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나무이름 한자 풀이 2

향곡[鄕谷] 2021. 2. 22. 12:42

 

나무이름 한자 풀이 2

밤나무 / 배나무 / 오얏나무 / 석류나무 / 감나무 / 대추나무 / 귤나무 / 유자나무 / 산초나무 / 가시나무

 

 

 

나무 이름이 어떻게 붙었는가를 아는 것은 나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무 이름이 붙은 경로는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면서 붙은 이름이 있고, 나무가 지닌 고유한 습성이나 특성에 따라 붙은 이름이 있고, 나무가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붙은 이름도 있고, 외래어로 들어온 나무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한자에서 온 나무 이름은 한자가 뜻글자이기에 이런 여러 내용을 각기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栗 밤나무 율

율(栗)은 꽃과 열매가 아래로 드리운 모양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다.  가시가 촘촘하여 무시무시한 밤송이는 한자로 율방(栗房)이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밤톨은 밥으로 먹던 중요한 먹을거리였다. 그래서 밥이 달리는 '밥나무'가 밤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한다. 싹이 틀 때 밤톨은 땅에 두고 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조상과 연결한 모습으로 상징하여 제사상에 올린다. 밤나무 목재도 신주나 제사상에 썼다.

 

 

밤나무 / 화야산 (경기도 가평. 2017.8.15)

 

 

梨 배나무 이

배나무는 산에서 나는 돌배나무를 개량한 것이다. 이로울 이(利)에 나무 목(木)을 합한 글자로 한자에서 말하는 배나무는 요즈음 말하는 배나무가 아니라 돌배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배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사용하던 순우리말로 한자 이(梨)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배나무 / 충북 제천 (2020.4.19)

 

 

李 오얏나무 이

자두나무가 오얏나무이다. 자두는 나무 열매가 붉은 복숭아를 닮았다는 자도(紫桃)에서 유래하였다. 한자 이(李)는 자두나무가 열매가 많이 열려 나무 목(木)에 아들 자(子)를 합한 글자로 주렁주렁 많이 열린 열매를 본뜬 글자이다. 이(李)씨는 나무를 성으로 삼았다. 오얏나무는 순우리말이다. 열매가 열린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손을 올려 갓을 쓰면 자두를 따는 것으로 오해받기 쉽다는 뜻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얏나무 / 창경궁 (2010.4.12)

 

 

 

榴 석류나무 류

석류는 안석국(安石國. 이란에 있었던 국가 이름인 파르티아의 한자 이름)에서 왔다고 안석류(安石榴)라 했다가 석류가 되었다. 유(榴)는 석류 열매의 모양을 나타낸 글자이다. 열매 속에는 씨앗이 많아서 다산을 상징했다. 하나씩 피는 꽃은 뭇 남성 중에 홀로 있는 여성을 망하는 홍일점(紅一點)의 어원이 되었다.

 

 

석류 / 경북 안동 (2009.6.13)

 

 

 

枾 감나무 시

감나무는 중국 장강유역이 원산지인 나무다. 구체적인 한자 형성 유래는 찾을 수 없으나, 옛날 중국에서는 가지가 많이 열리는 나무라고 가자목(枷子木)이라 썼다. 과일이 달다는 뜻인 감(甘)이 붙어 감나무란 얘기도 있고, 순우리말이란 견해도 있다.

 

 

감나무 / 강원도 원주 (2009.10.24)

 

 

棗 대추나무 조

대추나무에는 가시가 많다. 그래서 '대추나무 연 걸리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 대추나무를 뜻하는 조(棗)는 가시(朿.가시 자)가 아래 위로 포개져 있는 글자이다. 열매는 대조(大棗)인데 나무이름도 '대조나무'라 부르다가 부르기 편한 대추나무가 되었다.

 

 

대추나무 / 경북 영주 (2009.7.7)

 

 

橘 귤나무 귤

귤(橘)은 나무 목(木)과 송곳질할 율(矞)을 합한 형성 문자이다. 율은 송곳만 한 가시가 많다는 뜻이다. 요즈음 재배하는 귤에는 가시가 없지만 예전에 귤나무에는 가시가 있었다. 예전엔 구하기 귀한 진상품이었는데,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이 되었다.

 

 

귤나무 / 제주도 서귀포 (2019.9.25)

 

 

柚 유자나무 유

유자나무는 나무 목(木)에 말미암을 유(由)를 합한 나무이름이다. 유자나무 열매를 유자(柚子)라 하는데, 열매에서 비롯한 이름이다. 귤에 비해서 잎자루의 날개가 크고 넓적하며 가지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렸다. 열매는 신맛이 강하다. 

 

 

유자나무 / 창경궁 (2020.1.7)

 

 

椒 산초나무 초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는 모두 초를 쓴다. 초(椒)는 나무 목과 숙(叔)을 합한 형성 문자로 숙(叔)은 가지에 붙어 있는 콩을 말한다. 초피 열매는 콩을 닮았다. 초피나무의 '초'와 후추나무의 원래 말인 호초(胡椒)나무의 '초'와 고추와 같은 의미인 당초(唐椒)의 '초'는 모두 같은 '초(椒)'로 성질이 따뜻하다.

 

 

산초나무 / 남한산성 (2020.9.25)

 

 

棘 가시나무 극

가시나무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나무로 음나무 등이 있다. 가시를 의미하는 극(棘)은 가시가 돋친 모습을 본 뜬 글자이다. 안중근 의사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고 한 것이나, 형극(荊棘)의 고통의 극(棘)이 가시이다. 가시밭길의 가시는 고난 또는 고통을 말하고, 가시나무는 동물이나 사악한 기운을 막는 것으로 생각했다. 참나무과의 가시나무는 제주도에 많이 있는 도토리를 맺는 나무로, 그 '가시'는 날카로운 가시가 아니라 굳고 단단하다는 뜻의 가시이다.

 

 

음나무 / 충북 제천 (20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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