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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나무이름 한자 풀이 1

향곡[鄕谷] 2021. 2. 18. 11:57

 

나무이름 한자 풀이 1

소나무 / 매화나무 / 살구나무 / 복사나무 / 앵도나무 / 버드나무 / 뽕나무 / 대나무 / 측백나무 / 홰나무

 

 

 

나무를 나타내는 한자는 목(木)이다. 나무 목(木) 한자는 나무가 땅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그렸다. 다른 말로 나무는 목본(木本)이라 부르고, 풀은 초본(草本)이라 부른다. 본(本)은 근본이란 의미인데 나무 목(木)에 뿌리(一)를 더한 것이 본(本)이다. 나무에서 기인한 한자가 많다. 나무 이름은 우리말로 된 것도 많지만 한자에서 유래한 이름이 많다. 그 유래를 살펴보고자 나무 이름 한자를 풀어본다. 

 

 

 

 

松 소나무 송

중국 신화시대에 소나무 글자를 만들 때 나무 중 가장 뛰어나다고 木에 공변될 공(公)을 붙였다. 중국에서 직위 등급은 공후백(公侯伯) 순서로 붙였는데, 소나무는 가장 훌륭하다고 첫 번째인 공(公)을 붙였다. 우리는 소나무 이름을 달리 '솔'이라 부른다. '솔'은 '으뜸'을 의미하니 우리도 소나무를 나무 중 나무로 생각한 것이다.  

 

 

소나무 / 강원도 고성 (2012.6.3)

 

 

梅 매화나무 매

매(梅)의 옛 글자는 呆(매화나무 매)였다. 이것은 나무 열매(또는 꽃)가 나무 위에 있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다. 매화나무는 살구나무와 닮아서 구별을 하기 위해 杏(살구나무 행)을 거꾸로 했다고 한다. 꽃을 기준으로 삼으면 매화나무이고, 열매를 기준으로 삼으면 매실나무가 된다.

 

 

매화나무 / 경기도 성남시 위례 (2020.3.21)

 

 

杏 살구나무 행

고향 노래에는 살구나무가 등장한다. 살구나무 꽃이 피면 봄이 무르익을 때이다. 살구나무 열매는 나무 아래에서 바로 먹던 것이라 나무 목(木) 아래에 입 구(口)가 붙은 것으로 짐작한다. 그만큼 우리와 가까운 나무다. 살구빛은 고운 빛이다. 그래서 우리말 살구나무는 '살갗 같이 고운 열매를 매다는 나무'란 의미로 '살고나무'에서 ㅗ가 ㅜ로 바뀌어 살구나무가 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살구나무 / 서울 송파구 잠실 (2019.4.9)

 

살구나무 / 경북 안동 소산마을 (2009.6.14)

 

 

桃 복사나무 도

나무 목(木)과 조짐 조(兆)를 합한 형성문자이다. 조(兆)는 점을 친다는 뜻이다. 복사나무 열매가 복숭아인데, 복숭아를 쪼개서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점을 쳤다. 兆는 점칠 때 갈라지는 모습을 나타낸다. 조(兆)는 많은 수를 뜻하여 복사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린다고 도(桃)라는 주장도 있다. 많이 달리는 것은 다산을 의미하여 귀신이 기피한다는 얘기가 있다. 복숭아 한자 도(桃)를 두고 '복셩'이라 했는데, 복셩나모, 복성나무, 복송나무, 복서나무를 거쳐 복사나무가 되었다.

 

 

복사나무 / 경기도 성남시 (2020.4.2)

 

복사나무 / 경북 안동 소산마을 (2009.6.14)

 

 

櫻 앵도나무 앵

앵두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1600년경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이름도 같이 들어왔다. 중국에서는 꾀꼬리처럼 아름다운 작은 복숭아라 앵도(鶯桃)라 했다가 어린아이처럼 작은 복숭아라는 뜻인 앵도(櫻桃)로 변했다. 한글 맞춤법으로는 앵두나무로 쓴다. 벚나무도 앵(櫻)을 쓴다. 그래서 산벚나무는 산앵(山櫻)이다. 

 

 

앵두나무 / 서울 종로구 서촌 (2016.4.6)

 

 

 

柳 버들 유. 楊 버들 양

나무 목(木)과 토끼 묘(卯)가 합한 유(柳)는 류(流)와 통하여 '흐르다'는 뜻을 가졌고, 나무 목(木)과 바꿀 역(易)을 합한 양은 '오르다'는 뜻을 지녀, 버드나무 가지가 부드럽게 늘어지고, 물이 오르는 것을 뜻하는 글자이다. 능수와 수양은 가지가 축 처진 것인데, 능수버들은 강물과 잘 어울리는 나무다. 버드나무 가지는 부드러워 부들나무라 했다가 버들나무가 되고, ㄹ이 탈락하여 버드나무가 된 것으로 본다. 

 

 

버드나무 / 서울숲 (서울 성동구. 2019.6.3)

 

桑 뽕나무 상

상(桑)은 뽕나무 위에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의 글자이다. 뽕나무 열매가 오디이다. 뽕잎으로 누에를 쳐서 비단을 짜는 일은 농경시대 중요한 산업이었다. 상(桑)은 뽕잎 따기를 뜻하기도 한다.  뽕나무는 중국 신화에 신성한 나무 이름으로 부상(扶桑)이었다. 그중 상(桑)이 우러러본다는 앙(仰)으로 변하고, '부앙'이 '붕'을 거쳐 '뽕'이 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또 하나는 오디가 소화를 도와 방귀를 자주 뀌어 의성어 '뽕'을 붙였다는 것이다.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고사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상(桑)이 뽕나무이다.

 

 

뽕나무 / 경북 영주 (2007.7.8)

 

竹 대 죽

대는 풀도 아닌 것이 나무도 아닌 것이라는 말이 있다. 식물학적으로 대는 풀로 취급한다. 풀은 한자로 草 또는 艸로 쓴다. 뒤의 글자가 풀의 모양을 더 잘 나타낸다. 艸를 거꾸로 하면 '대 죽(竹)'이 된다. 대나무란 거꾸로 된 풀이란 뜻이다. 여하튼 죽(竹)은 대나무 모습을 본뜬 글자이다. 대나무 어릴 때인 죽순(竹筍)은 풀처럼 요리를 해서 먹는다. 대는 중국 남부에서 대나무를 부르는 '댁'에서 끝소리가 약하게 되어 '대'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고, 높다는 뜻의 고구려어 '닫'이 대나무와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대나무 / 전남 보길도 (2009.5.2)

 

 

柏 측백나무 백

백(柏)은 '나무이름 백'이라고도 부른다. 측백나무 열매가 도깨비 뿔 같은 열매를 본뜬 글자이다. 측백나무 열매를 백자인(柏子仁)이라 한다. 측백은 나무가 서쪽으로 기울어 붙은 이름이다. 서쪽이 오행의 방위색으로 백(白)이기 때문이다. 백(柏)을 중국에서는 측백나무, 우리나라에서는 잣나무라 풀이하기도 한다.

 

 

측백나무 / 서울 송파구 (2019.4.25)

 

 

槐 홰나무 괴

괴(槐)는 나무 목과 귀신 귀(鬼)를 합한 글자이다. 귀는 이 나무의 둥근 덩어리를 말한다. 괴의 중국 발음 '화이'에서 홰나무라 하였고, 꽃을 강조하는 회화나무는 괴화(槐花)의 중국 발음 '화이화'가 변하여 회화나무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느티나무도 괴(槐)라 쓰고 있어, 옛 문헌에 나오는 괴(槐)가 회화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는 문맥으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회화나무 / 서울대식물원 (201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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