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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나무이름 한자 풀이 3

향곡[鄕谷] 2021. 2. 23. 12:34

 

나무이름 한자 풀이 3

박달나무 / 계수나무 / 오동나무 / 무궁화 / 단풍나무 / 자작나무 / 팥배나무 / 향나무 / 차나무 / 옻나무

 

 

 

국경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종의 나무가 자라는 경우가 있다. 한 국가나 지역에서 부르는 향토 이름을 향명(common names)이라 한다. 한 국가에서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초피나무를 남쪽 지방에서는 제피나무라고 하고, 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이명 또는 방언이라 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학명(scientific names)이다. 복잡한 학명을 익히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한자 이름은 향명에 해당한다. 한자로 된 나무이름은 우리말 나무이름에 영향을 가져온 것이 여럿 있기에  살펴본다.  

 

 

 

檀 박달나무 단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민족의 나무이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나무 중에서 재질이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졌다. 한자 이름은 단(檀)인데 속이 꽉 찬(믿을 단亶) 나무란 뜻이다. 나무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박달'이란 말은 순우리말이고, 한자를 빌려 쓴 이두 표기는 朴達(박달)이다. '박'을 머리(頭)로 보고 '달'을 밝음(明, 白)으로 생각하여 백두산과 연관 짓기도 한다.  

 

 

박달나무 / 방태산 (강원도 인제. 2018.10.4)

 

 

桂 계수나무 계

하트 모양 잎은 노랗게 단풍이 들고 달콤한 냄새가 난다. 일본에서 들여온 나무로 전설 속 계수나무와 다르다. 계수나무는 서로 다른 나무에 각기 쓰고 있다. 달나라 계수나무 원형이 된 실제 나무인 목서(木犀), 달 월(月)이 붙어 달나라 계수나무와 헷갈리게 하는 월계수, 매운맛 나무껍질 계피나무, 한약재로 쓰는 단맛과 향기가 있는 육계(肉桂), 일본에서 들여와 우리가 계수나무란 표준명으로 쓰고 있는 이 나무가 있다. 계(桂)는 나무 목과 '홀 규(圭)'를 합한 글자이다. 궁중에서 조회를 할 때 지니는 것이 홀인데, 이 나무로 홀을 만든 것 같다. 계수나무는 자료에 따라 종류가 다르기에 정확하게 어느 나무인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계수나무 / 서울숲 (서울 성동구. 2019.6.13)

 

 

桐 오동나무 동, 梧 벽오동나무 오

동(桐)은 나무 목에 같을 동(同)을 합한 글자인데, 동(同)은 통(筒. 대통 통)과 같은 뜻으로 쓴다. 오동나무 동(桐)이란 글자는 줄기 속이 비어서 통처럼  되어 있는 것을 나타낸다. 실제로 오동나무는 속이 비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오동나무란 이름은 중국 이름을 본 딴 것인데, 오동의 옛말은 머귀로, 머귀가 순우리말이다. 오동나무는 현삼과 이고, 벽오동은 벽오동과로 서로 다른 나무이다.

 

 

오동나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5.12)

 

 

槿 무궁화 근

중국에서는 목근(木槿)을 주로 쓰고, 우리는 무궁화(無窮花)로 쓴다. 무궁화에는 꽃이 끊임없이 핀다는 뜻이 들어 있다. 고려의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무궁의 어원이 처음 나온다.

 

 

무궁화 / 광릉수목원 (경기도 포천. 2019.7.10)

 

 

楓 단풍나무 풍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라 단풍을 빼놓고 가을을 얘기할 수가 없다. 단풍은 한자로 붉을 단(丹)에 단풍 풍(楓)을 쓴다. 풍(楓)의 자획은 나무 목(木)에 바람 (風)으로 바람개비 날개처럼 생긴 단풍나무 열매가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단풍나무는 종간 교배가 워낙 많아 종류가 수도 없이 많지만 잎이 5~7갈래인 단풍나무와 잎이 9~11갈래로 갈라지는 당단풍나무가 많다.

 

 

단풍나무 / 설악산 (강원도 인제. 2017.10.7)

 

 

樺 자작나무 화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사는 나무인데, 요즈음은 남쪽지방에서 조경수로 심은 나무를 더러 볼 수 있다. 자작나무 한자는 화(樺)로 나무 목(木)에 빛날 화(華)를 붙인 글자이다. 자작나무 껍질에는 기름기가 많아 불쏘시개로 불을 밝히는데 써서 빛날 화를 붙인 것으로 짐작한다. 결혼 화촉(華燭)도 촛불에 불을 밝히는 것이다. 자작은 순우리말로 껍질에 불을 붙이면 타는 소리가 자작자작 난다고 자작나무라고 하였다.

 

 

자작나무 / 강원도 인제 원대리 (2018.10.18)

 

 

杜 팥배나무 두

팥배나무를 나타내는 한자는 막을 두(杜)로 나무 목에 흙 토(土)를 합한 글자인데, 토는 막는다는 뜻과 충실하다는 뜻이 있다. 팥배나무는 어느 땅에서나 잘 자라므로 그런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팥배나무를 감당(甘棠)이라고도 하며 팥배나무 열매도 감당이라고 한다. 우리말 이름 '팥배'는 열매는 팥을 닮았고, 꽃은 배나무 꽃처럼 하얗다고 붙인 이름인데, 배나무와는 속(屬)이 달라 거리가 있다.

 

 

팥배나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4.9)

 

 

香 향나무 향

향나무의 향(香)은 기장 서(黍)와 달 감(甘)을 합한 글자이다. 곡식에서 단 향이 나듯, 향나무는 향기가 나는 나무란 뜻이다. 대부분의 나무 향은 꽃이나 열매, 잎에서 나는데, 향나무는 나무 속살에 향이 들어 있다. 신을 불러오는 제사에서 향나무를 썼다.

 

 

향나무 / 창덕궁 (2010.5.13)

 

 

茶 차 차

차를 뜻하는 한자 차(茶)는 나무인데 풀 초(艸) 부수를 쓴다. 차(茶)의 중국 발음이 '차'이며 우리도 그대로 받아들여 '차'라고 부른다. 차는 찻잎을 우려낸 것이지만 다른 식물성 재료를 우린 것도 차라고 한다. 차는 신라 말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와 절에서 쓰다가 일상화되었다. 일상적으로 흔한 일이란 뜻인 다반사(茶飯事)나 차례(茶禮)가 차와 관련된 말이다.  

 

 

차나무 / 전남 강진 (2020.1.13)

 

 

漆 옻 칠

옻나무를 의미하는 칠(漆)은 물 수(水)에 옻 칠(桼)을 합한 글자이다. 옻에 물이 들어간 것은 액체란 뜻이고, 옷 칠은 모든 칠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옻에 닿으면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가려운 사람이 있다. 옻은 검어서 칠흑(漆黑) 같은 밤은 깜깜한 밤을 말한다. 우리말은 옻이다.

 

 

옻나무 / 강원도 원주 (20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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