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봉과 오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산을 구성 내용에 따라 바위산(岩山)과 흙산(土山)으로 나누는데, 서울 주변은 암석으로 덮인 바위산이 많다. 우리나라에 있는 암석은 크게 변성암인 편마암, 퇴적암인 석회암, 화성암인 화강암과 현무암 네 가지가 있다. 오대산, 지리산과 같은 흙산은 편마암이 풍화되어 형성된 토양이다. 그다음에 형성된 것은 얕은 바다에서 퇴적된 지질인 석회암이고, 북한산, 도봉산, 설악산은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다. 우리나라를 가장 넓게 덮고 있는 것이 화강암이고, 가장 나이 어린 암석이 현무암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에 현무암이 많다. 마그마가 땅속에서 식은 것이 화강암이고, 현무암은 땅 위로 올라와 공기와 물을 만나면서 식었다.
북한산 줄기에 여성봉과 오봉이 있다. 기기묘묘한 모습에 보는 사람들마다 감탄을 하며 지나는 산이다. 화강암으로 된 산인데, 땅속에서 식으면서 만들어진 화강암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서서히 땅 위로 드러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지형 경관과 모양이 생긴다. 여성봉은 여성의 거기를 닮아 붙인 이름이다. 암석 표면에 절리(節理)를 따라 개울처럼 길게 풍화 침식되어 이런 모양이 생겼다. 주로 이런 형태는 바위에 낀 이끼를 따라 화학적 풍화작용을 일으키고, 절리를 따라 빗물 등에 의한 침식이 생긴다. 여성봉 꼭대기에는 타원형의 구멍도 있는데 지형학에서는 풍화혈이라 부른다. 화학적 물리적 풍화작용이 이 한 곳에 미쳐서 생긴 것인데, 주로 화강암의 기반인 산지 꼭대기에 있다. 마그마가 냉각 응고 과정에서 끼어든 다른 암석도 같이 볼 수 있다.
오봉은 1.3㎞ 앞에 있는 여성봉과 마주 보고 있다. 능선상 봉우리에 큰 바윗돌을 올려놓은 것 같은 기묘한 모양으로 사람들은 남성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봉의 모습을 지질학으로는 토르(Torr)라 한다. 처음에는 한 덩어리였던 화강암이 냉각 팽창하고 표면에 절리가 생기면서 여러 조각으로 갈라졌다. 암석은 풍화되면서 둥글둥글하게 되고, 조각이 풍화 침식될 때 옆에 있던 흙이 지하수나 빗물에 씻겨 내려가 둥근 바윗돌만 높은 곳에 덩그렇게 남은 것이 토르이며 오봉의 모습이다. 설악산에 흔들바위, 북한산 숨은벽능선에 있는 해골바위도 그런 바윗돌이다. 북한산 화강암은 1억 8천만 년에서 1억 3천만 년 사이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위에는 까마득한 날 우리가 인연을 얘기할 때 쓰는 그 겁의 세월이 녹아 있다. 영원하다는 것은 모두 사라지고, 높은 것은 반드시 낮아진다는 말이 자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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