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가평 논남기계곡 식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2021.4.15)
4월 중순에 자라는 식물을 보러 가평에 있는 논남기계곡으로 갔다. 논남기계곡은 강씨봉 동쪽에 있는 계곡으로 봄에 피는 들꽃을 보러 숲 동호인들이 찾는 계곡 중 하나이다. 산행을 할 때는 광덕고개에서 출발하여 국망봉을 거쳐 강씨봉으로 내려오거나, 포천 일동에 있는 오뚜기고개로 오르던 산인데, 오늘은 강씨봉휴양림으로 들어갔다. 강씨봉은 이곳을 지나는 한북정맥에서도 깊은 속살의 산이다. 산은 동고서저로 한반도 지형구조와 비슷하다. 강씨봉은 궁예의 후궁인 강(康)씨 성을 가진 연화라는 여인이 궁예의 폭정에 못 이겨 이곳 텃골로 도망 나와 지내다가 생을 마쳐 강씨봉이라 했다는데, 강씨봉과 귀목봉 사이 논남기계곡 위쪽 끄트머리인 텃골에 강씨마을이 있다.
가평읍에서 논남기계곡으로 가는 길은 명지산과 화악산 기슭에서 발원한 가평천 35㎞를 따라가는 길로, 깊고도 길다. 가평읍을 지나면 구나무산과 매봉 아래를 지나는 용추계곡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가덕산과 북배산과 화악산으로 가는 화악천, 계속해서 백둔봉과 연인산 허리로 가는 백둔계곡, 명지산으로 가는 익근리계곡, 화악산 중봉으로 가는 큰골을 지나면 강씨봉으로 가는 11㎞나 되는 논남기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은 깊숙이 자리 잡았는데 들어서면 오붓하다. 논남기계곡에서 더 가면 조무락골 입구에 38교가 있어 위도상으로 한참 올라온 곳임을 알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는 벚꽃이 졌는데 이곳에서는 봄이 한창이라 벚꽃이 길에서 도열하여 한창 피고 있다.
논남기계곡은 벚꽃 만이 아니라 안쪽으로는 아그배나무와 돌단풍 하얀 꽃으로 계곡이 훤하다. 우리가 보고자 하였던 깽깽이풀은 서너 송이가 한창때를 지나서 겨우 허기를 채워 주었다. 개미가 옮기는 꽃이라 깽깽이(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란다더니 한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깽깽이풀은 4월 중순에 많이 피는데, 올해는 봄이 일찍 와서 절정이 지나버렸다. 들바람꽃도 한창은 조금 넘어섰다. 꽃이 져서 열매를 맺은 것으로는 복수초가 있었고, 지금 꽃을 피운 것으로는 피나물, 꿩의바람꽃,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미치광이풀, 양지꽃, 애기괭이눈, 금괭이 눈(천마 괭이눈) 등이 있었다. 바람난 여인이라 부르는 얼레지는 봄바람이 나서 계곡에 지천이다. 산작약, 고추나물은 이제 꽃봉오리를 올려 봄빛을 더 기다리고 있다. 영원토록 사는 것은 없다지만 꽃 피는 일은 참으로 짧은 순간이라 그 꽃마중을 다 할 수가 없다. 그래도 들꽃을 찾아 나선 사람들은 오늘 발걸음을 내디뎌 만난 인연에 대해서 참으로 고마워했다.
▲ 아그배나무 (장미과 사과나무속) : 아기처럼 작은 배나무가 열린다는 아그배나무다. 야광나무에 비해 잎에 3~5갈래의 결각이 생기는 점이 다르다. 큰 나무에 꽃이 피니 계곡이 훤하다.
▲ 깽깽이풀 (매자나무과) : 개미에 의해 번식을 하다가 보니 깽깽이(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 산지 중턱에서 자라는 어러해살이풀이다.
▲ 들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 들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강원도와 경기도 이북에 습기 있는 산기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꿩의바람꽃에 비해 꽃받침 잎의 수가 5~10개로 적고, 포엽의 자루가 길며, 포엽에 잎 가장자리처럼 큰 톱니가 있는 점이 다르다.
▲ 꿩의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 3~5월에 개화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다른 바람꽃에 비해 꽃받침 잎의 수가 많은 점이 특징이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고 1~2회 3출엽이다. 잎은 꽃과 함께 돋는다.
▲ 노루삼 (미나리아재비과) : 산지 그늘에서 사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부근에 노루오줌, 노루발풀도 있어 자라는 환경이 모두 비슷한 모양이다.
▲ 얼레지 (백합과) : 잎과 꽃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어 붙은 이름이다. 생잎을 뜯어먹어 보면 쌉싸래한 맛이 난다. 약간의 독성이 있는 잎을 우려내어 나물로 먹는다.
▲ 복수초 (미나리아재비과) : 복과 장수를 선물하는 풀이라는 일본명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개복수초에 비해 꽃이 작고 잎이 늦게 나며 꽃받침이 8~9개로 많고 꽃잎과 길이가 같거나 조금 길다.
▲ 돌단풍(범의귀과) : 돌 위에서 자라고 단풍잎 같은 잎을 가졌다는 뜻의 이름이다. 충북 이북에서 계곡이나 강변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가 굵고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며 결각과 톱니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 피나물(양귀비과) : 나물이 들어간 이름이지만 유독성 식물이다.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주황색 액이 나와 피나물이다. 매미꽃에 비해 개화기가 빠르고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나온다. 매미꽃은 늦게 피고 꽃줄기가 뿌리에서 바로 올라온다.
▲ 금괭이눈(천마괭이눈) (범의귀과) : 포엽과 꽃이 금색을 띠는 괭이눈 종류라는 뜻이다. 산지의 계곡 주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 홀아비바람꽃(미나리아재비과) : 꽃대가 보통 1개씩 달려서 홀아비처럼 보이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이다. 경북 이북의 습기 있는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는데, 갈래 조각은 다시 3~5 갈래로 갈라진다. 이곳 홀아비바람꽃은 다른 곳보다 크기가 좀 작다.
▲ 산작약(작약과) : 산에서 자라는 작약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북부지방 산지에서 자란다. 백작약에 비해서 꽃이 활짝 벌어지고 잎 뒷면 맥 위에 잔털이 있는 점이 다르다. 참작약에 비해서 는 씨방과 열매에 털이 없는 점이 다르다. 5~6월에 꽃이 핀다는데 벌써 꽃봉오리가 벌어질 듯 맺혔다.
▲ 고추나무(고추나무과 고추나무속) : 고추나무는 고추가 들어오기 전에는 다른 이름으로 불렸을 것이나 삼출엽인 잎, 작은 꽃봉오리, 하얗게 핀 꽃 모양이 고춧잎과 꽃을 연상시켜 고추나무라 하였다. 아직도 열매가 남아 있다.
▲ 물참대 (범의귀과 말발도리속) : 꽃차례는 꽃이 15~20개로 포개진다. 꽃잎에는 털이 있으나 꽃받침 통부와 열매, 잎 뒷면에는 털이 없다. 겨울에 어린 가지에 껍질이 벗겨진다.
▲ 고광나무(범의귀과 고광나무속) : 꽃차례 꽃의 개수는 3~7개이다. 꽃은 털이 많다. 어린 가지는 축구공처럼 오각을 이룬다.
▲ 구슬이끼(구슬이끼과) : 포자낭이 구슬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습한 땅이나 바위 들에서 서식한다.
▲ 물푸레나무(물푸레나무과 물푸레나무속) : 물푸레나무는 겨울눈 비늘 조각이 벌어지면서 국기봉처럼 생긴 꽃봉오리가 나오고 잎이 나면서 함께 꽃이 핀다.
▲ 함박꽃나무 (목련과 목련속) : 함박꽃이란 큰 바가지처럼 생긴 풍성한 꽃이다. 목련과 비슷하여 산목련으로 부른다. 우리나라 토종나무이며 잎이 난 뒤 한참 지나서 꽃이 핀다.
'자연의 향기 > 그곳 동식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6. 안양천(석수역-양천교) (0) | 2021.04.30 |
---|---|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5. 관악산(낙성대-석수역) (0) | 2021.04.22 |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4. 대모산-우면산-관악산(낙성대) (0) | 2021.04.14 |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3. 고덕산-일자산-거여공원 (0) | 2021.04.01 |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2. 용마산 아차산길, 한강 암사지구 (0) | 2021.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