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으로 가다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 (2021.5.17. 비. 14.2~16.7℃)
나무 한 그루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도 그런 과정을 거치는데 숲에서 치유를 한다는 말은 숲이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숲은 나무가 모여 살고 다양한 생명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담쟁이덩굴은 나무에 붙어 키가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애벌레가 먹는 나뭇잎은 애벌레의 양식이다. 애벌레는 잎을 갉아먹고, 나무는 갉아먹지 않게 하기 위해 방어물질을 발산한다. 그 방어물질을 우리가 마시는 것이니, 애벌레 몸짓 하나로 이루어지는 일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5월은 숲이 왕성한 계절이다. 무성한 숲은 자연의 힘과 자연의 신비를 담고 있다. 숲은 자신이 품고 있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숲에 든 생명은 모두가 행복하다. 이러한 힘이 나오기까지 간절한 노력이 숨어 있다. 씨앗이 떨어져 새싹이 되고, 뿌리와 줄기를 내려 나무가 된다. 나무는 숨을 쉬고, 땀을 흘리며, 짝을 지어 후손을 만들고, 울타리가 되기도 하고, 후대를 위해 희생을 한다. 나무는 주변 환경을 이용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깊은 숲으로 들어갔다. 숲은 헝클어져서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그런 곳이 자연스러운 곳이요 안정된 숲이다. 비는 많지는 않지만 계속하여 뿌리듯 내린다. 비는 숲에서 사는 생명에겐 생명수와 같다. 나무가 생명수를 흠뻑 마시고 있다. 폭포는 물을 시원하게 내리 쏟는다. 하산길에 전나무숲에 들렀다. 나무 그루터기에 싹이 올라왔다. 옆에 있는 나무가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대주어서 살아났다는 의미로 새살고리라 한다. 나무는 이렇게 이웃 나무와 경쟁하기도 하고 도우며 산다. 경쟁과 도움은 더불어 살기 위한 과정이다. 나무가 사는 모습은 우리의 삶과 견주어 얘기할 수 있다. 생명의 공간인 숲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은 청량한 일이다
※ 서울대공원 치유의숲은 예약제이며, 숲 치유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2시간 정도 머무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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