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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

향곡[鄕谷] 2021. 6. 2. 12:22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

꽝꽝나무, 닥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댕강나무

 

 

사람이 나서 이름을 가지듯, 나무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나무는 두 종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세계 공통으로 쓰는 학명이고, 하나는 나라마다 관습과 편의에 의해 짓는 국명이다. 나무가 이름을 얻는 것은 나무의 모양, 나무의 특성이나 쓰임새, 나무껍질의 색과 모양, 잎의 모양과 크기나 색깔, 꽃의 모양이나 특징, 열매의 빛깔이나 모양이나 맛, 가시의 모양이나 특징, 나무가 가진 냄새와 맛, 나무의 효능, 나무 크기, 자라는 위치 등에 따라 이름을 얻는다. 그러니 나무 이름을 보고 유래를 짐작할 수 있다.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들이 있다. 꽝꽝나무, 닥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댕강나무가 그것이다. 이런 나무들은 나무가 스스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떤 힘을 가해서 나무가 내는 소리를 가지고 지은 이름이다. 물론 자연 속에서 나무가 소리를 내기도 한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도 있고, 바람이 심하면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있고, 눈의 무게나 스스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지는 소리도 있다.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들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힘을 가했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나무의 특징이기도 하다.    

 

 

 

꽝꽝나무 (감탕나무과)

꽝꽝나무는 손톱 크기만 한 잎사귀를 가진 난대성 나무다. 전남, 경남, 제주도 산지 숲 속에서 볼 수 있다. 잎살이 두꺼워서 불길에 넣으면 잎 속 공기가 팽창하면서 '꽝꽝' 소리가 난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다른 풀이로는 잎이 단단하여 남도의 사투리로 '꽝꽝하다'는 느낌을 주어 꽝꽝나무가 되었다는 말도 전한다. 잎 크기나 모양이 회양목과 비슷한데, 회양목에 비해 얕은 톱니가 있는 점이 다르다.  

 

 

꽝꽝나무 / 한라산둘레길 (2019.11.25)

 

꽝꽝나무 / 어승생악 (제주. 2020.4.29)

 

 

 

닥나무 (뽕나무과)

나무줄기를 꺾으면 '딱'하는 소리가 나서 '딱나무'라 하던 것이 변한 이름이다. 닥나무는 한지를 만드는 데 쓰는 대표적인 나무다. 껍질 속에 질기고 튼튼한 실모양 세포가 있어 한지를 질기고 튼튼하게 해 준다. 종이를 만들 수 있는 질긴 껍질을 한자로는 저(楮)라 한다. 전국 숲 가장자리에서 심어 기르는 것이 야생화하여 자라기도 한다. 

 

 

닥나무 / 전북 정읍 (2019.10.31)

 

 

 

자작나무 (자작나무과)

껍질에 지방분이 많아서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얇고 하얀 껍질이 수십 겹 겹쳐 있다. 이것이 매끄럽고 잘 벗겨져서 종이를 대신하여 불경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썼다. 껍질에 기름기가 많아 잘 썩지 않고 불을 붙이면 오래갔다. 추운 지방에서는 불쏘시개로 썼는데, 추운 지방에서 잘 자란다. 거제수나무에 비해 나무껍질이 흰색이고, 잎에 측맥이 6~8쌍으로 적은 점이 다르다.  

 

 

자작나무 / 원대리 자작나무숲 (강원도 인제. 2018.10.18)

 

자작나무 / 경북 봉화 (2019.6.25)

 

자작나무 / 선유도 (서울 영등포구. 2019.9.18)

 

 

 

팽나무 (팽나무과)

아이들이 만들어 놀던 팽총에 팽나무 열매가 총알로 쓰여 '팽'하고  날아갔다는 데서  유래한다. 그 열매가 '팽'인데, 팽이 달리는 열매가 팽나무이다. 열매는 10월에 황적색으로 익는다. 지름은 0.5~0.8㎝로 동그랗고 감 맛이 난다. 전국에서 자라지만 대개 해안가와 남부지방에서 자란다.

 

 

팽나무 / 내장사 (전북 정읍. 2020.10.30)

 

팽나무 / 외연도 (충남 보령. 2020.5.7)

 

팽나무 / 비진도 (경남 통영. 2020.10.18)

 

 

 

꽃댕강나무 (린네풀과)

나뭇가지를 꺾으면 '댕강'하고 부러진다고 댕강나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짐작한다. 댕강나무는 보기 어렵고 꽃댕강나무가 많다. 주변에서 조경수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꽃댕강나무다. 주로 남부지방에 생울타리로 심으며 중부지방에서는 낙엽성을 띤다. 개화기간이 길지만 제대로 성숙한 열매가 달리지는 않는다.

 

 

꽃댕강나무 / 올림픽공원 (서울 송파구. 2019.8.26)

 

꽃댕강나무 / 하늘공원 (서울 마포구. 201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