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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향곡[鄕谷] 2021. 10. 11. 20:42

물봉선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과명 : 봉선화과

속명 : 물봉숭아, 야봉선, 털물봉숭아

개화 : 8~9월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물봉선은 여름날 냇가나 습지에서 모여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물가에서 자란다 하여 물봉선이다. 물봉선은 줄기가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며 털은 없다. 줄기에 볼록한 마디가 있고, 잎은 끝이 뾰족하며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통꽃인데 입술을 살짝 벌린 모양으로 윗입술은 좁고 아랫입술은 넓다. 그렇게 벌 나비가 쉬어가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꽃잎 뒤쪽은 말려 있고, 꽃받침은 위쪽에서 꽃을 매달고 있어 특이하다.

 

물봉선은 꽃잎이 진분홍색이고, '노랑물봉선'은 노랗고 잎 끝은 둥글다. 하얀 꽃잎에 자줏빛 점이 박힌 꽃을 가진 것은 '흰물봉선'이다. 같은 물봉선이라도 토질이나 일조시간에 따라 꽃색은 조금씩 다르다. 물봉선은 꽃이 가지 끝에 달리며 꿀주머니가 꼬부라지는데, 노랑물봉선에 비해 줄기가 자줏빛이며 잎이 넓고 뾰족하다. 노랑물봉선은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꿀주머니가 처져 있다. 깻잎처럼 생긴 물봉선은 톱니가 뾰족한데, 노랑물봉선 톱니는 무디다. 가야산에서 처음 발견한 가야물봉선은 꽃이 자줏빛인데 물봉선의 변이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꽃이 처진 처진물봉선도 있고, 크기가 작은 애기물봉선도 있다.  

 

물봉선은 토종식물이고, 울 밑에 심는 봉선화는 물봉선의 개량종인데, 인도가 원산지이다. 삼국시대에 전한 봉선화(鳳仙花)는 한중일 세 나라가 같은 이름을 쓰고 있다. 어릴 때 집마다 화단에 봉선화가 있어서 손톱에 올려놓고 칭칭 동여매고 꽃물을 들였다. 물봉선도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염료의 강도가 덜하여 손톱에는 들이지 않고 생약으로 쓰고 있다. 종기 치료, 뱀에 물렸을 때, 강장효과가 있다고 한다. 봄에 새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지만 유독성분이 있어 우려내야 하기에 사람들 손이 가지 않는다.  

 

물봉선은 9월 중순이 되면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익으면 스스로 터진다. 그렇게 씨를 멀리 보내는 것은 봉선화와 같다. 영어 속명인 Impatiens는 라틴어 impatient(참지 못하다)에서 나왔는데, 알맹이 집을 건드리면 터져버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실제로는 '건드려 달라'는 의미일 것 같다. 10월 초순 산에 오르니 물봉선 열매가 여물어 가고 있었다. 열매를 건드렸더니 생각보다 멀리 달아난다. 스스로 터질 줄 아는 것이지만 건드리지 말라니 건드려보고 싶었다. 물봉선 씨앗을 받으려면 덜 익은 시기에 따서 봉투에 보관하였다가 쓰면 된다. 동네 어귀에 물봉선으로 꽃밭을 만들면 소박하고 아름다운 꽃동네가 될 것이다.

 

 

 

 

물봉선 (9.1)

 

 

물봉선 (9.8)

 

 

물봉선 (9.8)

 

 

 

물봉선 무리 (9.18)

 

 

 

물봉선 / 굴봉산(춘천. 10.7)

 

 

 

물봉선 분홍색꽃 / 가거도 독실산 (신안. 7.15)

 

 

 

노랑물봉선 / 백운봉 (양평. 8.27)

 

 

 

노랑물봉선 / 석룡산 (가평. 9.3)

 

 

 

흰물봉선 / 보래봉 (봉평. 9.9)

 

 

 

애기물봉선 / 오대산 (10.12)

 

 

 

 

봉선화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