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장풀
닭볏을 닮아 달개비
과명 : 닭의장풀과
개화 : 7~10월
다른 이름 : 달개비. 닭의밑씻개
분포 : 전국
닭의장풀은 산과 들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닭장 부근에서 주로 자란다고 닭의장풀이라 이름을 붙였고, 닭볏을 닮아 달개비라 부르기도 한다. 어디서나 잘 자라는 닭의장풀은 봄부터 가을까지 오래 볼 수 있다. 꽃은 7월에서 10월까지 핀다. 대나무 잎처럼 생긴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는 조개 모양 받침대에 둘러싸였다. 파란색 꽃은 고깔모자를 쓰고 있고, 고깔은 나비가 앉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쪽엔 파란 꽃잎이 둘, 아래쪽엔 작고 흰 꽃잎이 있어서 눈과 입처럼 생겼다. 꽃잎 안쪽에 샛노란 꽃밥은 마치 수탉의 눈빛 같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이 풀을 수반에 꽂아 두고서 '꽃을 피우는 대나무'라 하였다.
아침에 핀 꽃은 오래가지 않는다. 하루는커녕 반나절이 채 되기도 전에 포를 닫는다. 그래서 하루살이꽃이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Dayflower이다. 하지만 여름 내내 다른 꽃을 계속 피워서 사람들은 오래 피어 있는 꽃이거니 여긴다. 꽃이 핀 반나절에 벌 나비가 찾아와 꽃가루받이를 하기에는 나무나 짧은 시간이다. 꽃이 지면 꽃 가운데 나와 있는 수술은 안쪽으로 굽으며 암술에 자기 꽃가루를 묻혀 자가수분을 한다. 꽃봉오리 상태에서 꽃가루받이를 마치기도 한다. 벌 나비가 없으면 그렇게라도 하여 후손을 만든다. 시간 살이 꽃생이다. 닭의장풀은 뽑아도 잘 자란다. 줄기가 끊어지면 그 자리에 뿌리가 나오는 끝없는 생명의 풀이다. 여리면서 강한 풀이 닭의장풀이다.
소꿉동무들이 잘 뜯었던 풀이 닭의장풀이기도 하다. 그때는 달개비라 불렀다. 독성이 없으니 소꿉놀이를 해도 문제가 없다. 닭의장풀 나물은 늦봄에서 여름까지 오래도록 할 수 있다. 부드러운 순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새콤달콤 초무침을 한다. 다진 마늘이나 참기름 깨소금을 넣은 된장에 무치면 그것도 맛있다. 어린 순을 말렸다가 차로 마실 수도 있다. 산나물 하는 사람들은 닭의장풀을 막걸리 안주로 최고로 여겼다. 꽃을 막걸리 사발에 띄워 놓고 연한 잎은 막걸리를 들이켠 후 잘근잘근 씹으면 된다. 잎 뿌리줄기 모두를 약으로 썼다. 신경통에는 그늘에 말린 것을 물에 띄워 목욕을 하였고, 당뇨, 염증, 베인데 쓰고, 뱀에 물렸을 때는 닭의장풀 잎을 붙였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까이 있는 우리 풀 닭의장풀이다. 막걸리 사발에 띄워 놓고 잘근잘근 그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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